[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분기 역성장도 버텼지만, 애플·아마존이 드리운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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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27일 장 마감 뒤 발표된 메타의 실적은 기술주에 대한 희망을 되살렸습니다. 하루 활성 사용자 수(DAU)가 19억6000만 명으로 월가 추정 19억5000만 명을 살짝 상회하면서 메타가 '성장주'라는 확인됐습니다. 지난 4분기 DAU가 처음으로 200만 명 감소해 폭락했었는데, 1분기 3000만 명 증가한 것이죠. 1분기 매출 증가율이 6.6% 늘어나는 데 그쳐 상장 이후 가장 낮았고, 2분기 매출 가이던스(280억~300억 달러)가 월가 추정(306억 달러)보다 적어지만 성장성을 재확인한 투자자들은 관대했습니다.
같은 시간 실적을 내놓은 퀄컴과 페이팔, 핀터레스트 등도 각각 투자자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에 놀랐던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희망을 찾았고 메타, 퀄컴으로 인해 다시 기술주 매수에 나섰습니다. 28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트위터도 하루 활성 사용자(mDAU)가 2억2900만 명으로 월가 추정(2억269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메타, 퀄컴, 페이팔 등이 급등했을 뿐 아니라 일주일째 하락하던 넷플릭스까지 올랐습니다. 퀄컴의 주도하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도 폭등했습니다. 이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 아마존도 4%씩 뛰었습니다. 덕분에 나스닥은 3.06% 급등했습니다. 장중 한 때 3.7%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우는 1.85%, S&P500 지수는 2.47%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1분기 어닝은 여전히 좋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맥도널드, 마스터카드 등 실적을 내놓은 기업 대부분이 월가 추정을 넘고 있습니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약 50%에 달하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76%가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의 1분기 매출이 11.9%나 성장해 다섯 분기 연속 1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여전히 강력한 가격결정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지갑을 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마스터카드는 "3월 현재, 해외여행 지출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섰고 우리의 기대치를 능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아침 8시 30분에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됐습니다. 마이너스 1.4%(연율)로 집계됐습니다. 전분기(+6.9%)는 물론이고 월가 예상이 1% 증가였는데 훨씬 밑돌아 경제가 위축된 것입니다. 2020년 2분기 팬데믹 초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벌써 경기 침체가 시작된 것일까요? 깜짝 놀랄만한 수치였지만, 다행히 월가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장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강력한 소비 여전
헤드라인 수치는 마이너스였지만 세부 수치들은 다 좋았습니다. 수요는 꽤 강력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소비자 지출은 1분기 2.7% 증가해 작년 4분기(2.5% 증가)보다 가속화됐으며 기업 투자는 2.3% 늘었습니다.
그런데 왜 마이너스로 나왔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소비 때문이었습니다. 즉 활발한 미국인들의 소비 덕분에 수입이 17.7% 급증했고, 반면 다른 나라들의 경기 둔화로 미국의 수출은 5.9% 감소한 탓에 무역 요인이 GDP 성장률에서 무려 3.2%포인트를 깎아낸 것입니다. 달러 강세도 무역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또 지난 4분기에 무려 5.3%포인트를 더했던 재고가 이번 분기에는 감소하면서 0.82%포인트를 떨어뜨렸습니다. 작년 말 재고를 채운 기업들이 구매를 조금 줄인 탓입니다. 소비가 여전히 강한 상태에서 재고가 줄어든다면 다시 늘릴 것입니다.
무역, 재고 두 요인을 빼면 지난 1분기에도 미국 경제는 2.6% 성장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불룸버그는 "미국은 대체로 생산이 아닌 소비에 의해 주도되며, 그런 기준으로 볼 때 경제는 여전히 견실해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DP 마이너스 수치는 놀랍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실업률을 계속 낮추며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Fed 조금이라도?
어쨌든 헤드라인 수치는 마이너스입니다. 경기 침체의 공식적 정의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봉쇄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계속되고 있어 미국 경제도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35%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경기 우려가 Fed의 공격적 행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출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BMO의 이안 링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에 대해 "Fed의 강력한 긴축에 직면하게 될 실물 경제의 강력한 출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Fed가 강력한 긴축을 이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더 많습니다. 라스무센은 "1분기 데이터가 Fed로 하여금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 이상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주저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시 생각하라. 높은 물가와 강력한 소비를 고려할 때 1분기 데이터는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앙은행 움직임에 대한 시급성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소비자 지출, 투자 등은 강력하다. 우리는 1분기 성장률이 Fed의 다음 주 긴축을 방해할 가능성을 보지 않는다. Fed는 다음 주 50bp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미 국채 2년물은 5.2bp 상승해 2.629%를 기록했고, 10년물은 1.4bp 올라 2.832%에 거래됐습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보다 더 오른 것은 채권 트레이더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본 때문일 겁니다. 역시 Fed의 긴축 행보를 반영하는 달러화도 이날 또다시 상승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치 5.5%에 비해선 낮게 나온 것입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물가는 Fed가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 지표입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3월 PCE 물가가 발표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근원 PCE 물가가 5.2%로 집계된 것을 보면 만약 1, 2월 물가 수치가 하향 수정되지 않을 경우, 3월 근원 물가가 월가 컨센서스인 전월 대비 0.3% 증가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3월 PCE 물가 수치를 전년 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온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를 5.2%로 낮췄습니다.
루스홀트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 지수(Inflation Surprise Index)가 이번 경기 회복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율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루스홀트는 △지난 5개월 동안 노동 공급은 연간 4.2%의 속도로 급증했다 △최근 물류 요금이 이번 경기 회복 기간 중 다른 어느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최근 몇 달 동안 재고 수준이 크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는 공급이 마침내 수요를 따라잡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이러한 발전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전선에 긍정적인 놀라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메타가 불러온 나스닥 폭등의 분위기는 이날 장 마감 뒤 급하게 식었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과 애플의 가이던스 탓입니다.
애플의 1분기 실적은 대단했습니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9% 증가한 매출액 973억달러, 8.6% 늘어난 주당순이익(EPS) 1.5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이자 월가 예상(매출 938억 달러, EPS 1.43달러)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특히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매출이 5% 증가한 506억 달러로 예상(479억 달러)을 크게 넘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 부문도 17%나 늘어난 19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총마진도 43.7%로 예상(43.1%)을 초과했습니다. 게다가 9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배당 5%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2분기 가이던스였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경제 봉쇄가 애플의 1분기가 끝났을 때 시작했기 때문에 지난 분기에는 영향이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애플도 공급망 문제에 면역된 게 아니다"라며 2분기에는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중국의 봉쇄 등으로 2분기 매출에서 40억~80억 달러 수준의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4.52% 올랐습니다. 그리고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3%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이던스가 나오자 4%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실적 자체가 기대 이하였던데다, 가이던스도 좋지 않습니다. 1분기 매출은 7% 증가한 1164억4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1163억 달러)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7%는 역대 최저 기록입니다. 게다가 순손실 38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7.56달러 적자(예상 +8.35달러)로 적자는 7년 만의 처음입니다. 지분 20%를 가진 리비안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게 76억 달러 평가손을 초래했습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을 1160억~1210억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월가 예상 1255억달러에 못 미칩니다. 또 2분기 이익을 -10억~+3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예상은 6억8000만 달러 이익입니다.
앤디 제시 CEO는 성명에서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해 이례적 성장 둔화 및 도전과제들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분기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28억달러가 넘는 영업손실이 생겨 효율성 제고 노력하겠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일하고 털어놓았습니다.
정규장에서 4.65% 오른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안팎 떨어졌습니다.
특히 제시 CEO의 성명에서 월가가 주목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는 더는 물리적 캐파나 인력을 쫓지 않는다"라는 겁니다. 월마트에 이어 미국 최대 고용주인 아마존이 이제 더는 인력난을 겪고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뜨거운 고용시장도 정점을 쳤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매일 실적 발표에 일희일비하고 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구름은 어둡고, 계속해서 어둡게 유지될 것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일관된 순풍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온다고 믿지 않으며 내년 경기 침체 위험도 15~30% 수준에 그친다"라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세 가지 순풍이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신호입니다. 구체적인 신호가 필요합니다. 이는 채권 금리를 안정시킬 것입니다.
둘째, 소비자 지출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1분기 GDP에서 나타난 것처럼 계속해서 소비가 이어지고,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게 꾸준히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기업 실적 추정에 대한 하향 수정 흐름이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월가가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침체, 중국의 봉쇄 등으로 2분기 어닝 등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잦아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같은 시간 실적을 내놓은 퀄컴과 페이팔, 핀터레스트 등도 각각 투자자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감소에 놀랐던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희망을 찾았고 메타, 퀄컴으로 인해 다시 기술주 매수에 나섰습니다. 28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트위터도 하루 활성 사용자(mDAU)가 2억2900만 명으로 월가 추정(2억269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메타, 퀄컴, 페이팔 등이 급등했을 뿐 아니라 일주일째 하락하던 넷플릭스까지 올랐습니다. 퀄컴의 주도하에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도 폭등했습니다. 이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둔 애플, 아마존도 4%씩 뛰었습니다. 덕분에 나스닥은 3.06% 급등했습니다. 장중 한 때 3.7%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우는 1.85%, S&P500 지수는 2.47%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1분기 어닝은 여전히 좋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맥도널드, 마스터카드 등 실적을 내놓은 기업 대부분이 월가 추정을 넘고 있습니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약 50%에 달하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76%가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의 1분기 매출이 11.9%나 성장해 다섯 분기 연속 1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여전히 강력한 가격결정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지갑을 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마스터카드는 "3월 현재, 해외여행 지출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섰고 우리의 기대치를 능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아침 8시 30분에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됐습니다. 마이너스 1.4%(연율)로 집계됐습니다. 전분기(+6.9%)는 물론이고 월가 예상이 1% 증가였는데 훨씬 밑돌아 경제가 위축된 것입니다. 2020년 2분기 팬데믹 초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벌써 경기 침체가 시작된 것일까요? 깜짝 놀랄만한 수치였지만, 다행히 월가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장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강력한 소비 여전
헤드라인 수치는 마이너스였지만 세부 수치들은 다 좋았습니다. 수요는 꽤 강력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소비자 지출은 1분기 2.7% 증가해 작년 4분기(2.5% 증가)보다 가속화됐으며 기업 투자는 2.3% 늘었습니다.
그런데 왜 마이너스로 나왔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소비 때문이었습니다. 즉 활발한 미국인들의 소비 덕분에 수입이 17.7% 급증했고, 반면 다른 나라들의 경기 둔화로 미국의 수출은 5.9% 감소한 탓에 무역 요인이 GDP 성장률에서 무려 3.2%포인트를 깎아낸 것입니다. 달러 강세도 무역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겠지요.
또 지난 4분기에 무려 5.3%포인트를 더했던 재고가 이번 분기에는 감소하면서 0.82%포인트를 떨어뜨렸습니다. 작년 말 재고를 채운 기업들이 구매를 조금 줄인 탓입니다. 소비가 여전히 강한 상태에서 재고가 줄어든다면 다시 늘릴 것입니다.
무역, 재고 두 요인을 빼면 지난 1분기에도 미국 경제는 2.6% 성장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불룸버그는 "미국은 대체로 생산이 아닌 소비에 의해 주도되며, 그런 기준으로 볼 때 경제는 여전히 견실해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DP 마이너스 수치는 놀랍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실업률을 계속 낮추며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Fed 조금이라도?
어쨌든 헤드라인 수치는 마이너스입니다. 경기 침체의 공식적 정의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봉쇄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계속되고 있어 미국 경제도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35%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경기 우려가 Fed의 공격적 행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출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BMO의 이안 링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GDP에 대해 "Fed의 강력한 긴축에 직면하게 될 실물 경제의 강력한 출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Fed가 강력한 긴축을 이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더 많습니다. 라스무센은 "1분기 데이터가 Fed로 하여금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 이상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주저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시 생각하라. 높은 물가와 강력한 소비를 고려할 때 1분기 데이터는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앙은행 움직임에 대한 시급성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소비자 지출, 투자 등은 강력하다. 우리는 1분기 성장률이 Fed의 다음 주 긴축을 방해할 가능성을 보지 않는다. Fed는 다음 주 50bp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미 국채 2년물은 5.2bp 상승해 2.629%를 기록했고, 10년물은 1.4bp 올라 2.832%에 거래됐습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보다 더 오른 것은 채권 트레이더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본 때문일 겁니다. 역시 Fed의 긴축 행보를 반영하는 달러화도 이날 또다시 상승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치 5.5%에 비해선 낮게 나온 것입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물가는 Fed가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 지표입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3월 PCE 물가가 발표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근원 PCE 물가가 5.2%로 집계된 것을 보면 만약 1, 2월 물가 수치가 하향 수정되지 않을 경우, 3월 근원 물가가 월가 컨센서스인 전월 대비 0.3% 증가보다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3월 PCE 물가 수치를 전년 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온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를 5.2%로 낮췄습니다.
루스홀트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 지수(Inflation Surprise Index)가 이번 경기 회복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율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루스홀트는 △지난 5개월 동안 노동 공급은 연간 4.2%의 속도로 급증했다 △최근 물류 요금이 이번 경기 회복 기간 중 다른 어느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최근 몇 달 동안 재고 수준이 크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는 공급이 마침내 수요를 따라잡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이러한 발전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전선에 긍정적인 놀라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메타가 불러온 나스닥 폭등의 분위기는 이날 장 마감 뒤 급하게 식었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과 애플의 가이던스 탓입니다.
애플의 1분기 실적은 대단했습니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9% 증가한 매출액 973억달러, 8.6% 늘어난 주당순이익(EPS) 1.5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분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이자 월가 예상(매출 938억 달러, EPS 1.43달러)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특히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매출이 5% 증가한 506억 달러로 예상(479억 달러)을 크게 넘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 부문도 17%나 늘어난 19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총마진도 43.7%로 예상(43.1%)을 초과했습니다. 게다가 9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배당 5%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는 2분기 가이던스였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경제 봉쇄가 애플의 1분기가 끝났을 때 시작했기 때문에 지난 분기에는 영향이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애플도 공급망 문제에 면역된 게 아니다"라며 2분기에는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중국의 봉쇄 등으로 2분기 매출에서 40억~80억 달러 수준의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4.52% 올랐습니다. 그리고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3%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가이던스가 나오자 4%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실적 자체가 기대 이하였던데다, 가이던스도 좋지 않습니다. 1분기 매출은 7% 증가한 1164억4000만 달러로 월가 예상(1163억 달러)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7%는 역대 최저 기록입니다. 게다가 순손실 38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7.56달러 적자(예상 +8.35달러)로 적자는 7년 만의 처음입니다. 지분 20%를 가진 리비안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게 76억 달러 평가손을 초래했습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을 1160억~1210억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월가 예상 1255억달러에 못 미칩니다. 또 2분기 이익을 -10억~+30억 달러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예상은 6억8000만 달러 이익입니다.
앤디 제시 CEO는 성명에서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해 이례적 성장 둔화 및 도전과제들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분기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28억달러가 넘는 영업손실이 생겨 효율성 제고 노력하겠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일하고 털어놓았습니다.
정규장에서 4.65% 오른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안팎 떨어졌습니다.
특히 제시 CEO의 성명에서 월가가 주목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는 더는 물리적 캐파나 인력을 쫓지 않는다"라는 겁니다. 월마트에 이어 미국 최대 고용주인 아마존이 이제 더는 인력난을 겪고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뜨거운 고용시장도 정점을 쳤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매일 실적 발표에 일희일비하고 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구름은 어둡고, 계속해서 어둡게 유지될 것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일관된 순풍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온다고 믿지 않으며 내년 경기 침체 위험도 15~30% 수준에 그친다"라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재개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세 가지 순풍이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신호입니다. 구체적인 신호가 필요합니다. 이는 채권 금리를 안정시킬 것입니다.
둘째, 소비자 지출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1분기 GDP에서 나타난 것처럼 계속해서 소비가 이어지고,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게 꾸준히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기업 실적 추정에 대한 하향 수정 흐름이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월가가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침체, 중국의 봉쇄 등으로 2분기 어닝 등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잦아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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