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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3.0 시대, 비트코인이 주목받는 이유 [한경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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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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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투표로 운영하는 '카카오톡': 웹 3.0

웹 3.0이 대세다. 신문을 읽을 때도 자주 마주치고 유튜브에도 관련 콘텐츠를 다룬 영상이 많이 보인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증권사 중 한 곳에서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NFT(대체불가능토큰)와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의 인기와도 궤를 같이한다. NFT거래소 오픈씨에 메타마스크를 연동해 NFT 아트를 구입한다. 지인들과 DAO를 만들고 토큰을 발행하기도 한다. 그렇게 구입한 NFT 아트들의 판매 방법에 투표를 하는 행위 등은 실제로 기존의 인터넷 세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행동양식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투표를 통한 결정이다. 기존의 인터넷에서 유저가 내릴수 있는 결정은 극단적으로 말해 특정 서비스를 '쓰느냐 마느냐 여부' 정도로 국한됐다. 일단 쓰기로 했으면 좋든 싫든 해당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이 내세우는 정책을 수용하고 룰을 지키며 활동해야 한다. 쓰기 싫으면 그만 사용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 서비스를 쓰고있으니 나도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이 아무리 쓰기 싫다고 한들 우리나라에 살면서 안 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나홀로 왓츠앱이나 라인 메신저를 쓰면 남들과 메세지를 주고받기가 불편하다.

반면 웹 3.0에서는 유저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영역이 더 많다. 위에서 예로 든 메신저 서비스도 유저는 자기가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남들과 메세지를 주고받는 공간은 특정 기업이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옮겨갔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지금 우리가 쓰는 TCP/IP 기반 인터넷처럼 인프라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웹 3.0 에선 정보가 이동하고 저장되는 방법이 독특하다. 카카오톡은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그곳에 고객 정보를 저장하고 유저 간에 주고받는 메세지를 자체 서버 내에서 이동시킨다. 반면 블록체인은 특정 기업이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메시지를 공동으로 저장하고 다함께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이동한다. 이론적으로는 카카오톡처럼 정보를 모아주고(mobilize) 처리해주고(process) 보여주는(visualize) 플랫폼일 필요가 없다. 정보가 모아지고 처리되는것은 블록체인에서 처리된다. 마지막에 보여질 정보(이 경우엔 타인이 보낸 메시지)를 유저의 스크린에 띄워주는 정도의 서비스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순종적이지 않다

웹 3.0에 대한 설명에 따르는 걱정은 불편하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세상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엔 FAANG으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있었다. 이들 기업은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서비스를 만든다. 불편함이 해소되려면 불필요한 과정들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회원가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총 4번의 클릭을 해야한다면 이를 2번으로 줄여주는 것. 특정 화면으로 가기 위해 총 5개의 페이지를 지나와야 한다면 이를 1개 페이지로 줄이는 것이 기업들이 하는 일이다. 기업들은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코드를 고치고 서비스를 업데이트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혁신이 발생하고 고객이 감동하는 '아하 모먼트'가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극단적인 편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사용자의 자유와 권리가 필요 이상으로 침해되는 경우다. 이유 없이 계정이 정지된다던가 열심히 만들어 올린 콘텐츠가 '노딱'을 받는것 등이 포함된다. 이념이나 정치적 견해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힘든 영역이지만 요즘 유튜브나 트위터같은 플랫폼들은 주관적인 가치판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기준이나 설명은 '당사의 커뮤니티 운영 기준을 위배했습니다'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필자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보니 다양한 고객들을 접하게 된다. 요즘 느끼는 것은 소비자는 더이상 순종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편함과 혁신성에 무조건적으로 열광했던 웹 소비가 지금까지의 트렌드였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훨씬 더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판단을 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순종적이지 않다. 집 거실에 티비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TV영상은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골라본다. 라디오는 팟캐스트에서 골라들으니 TV가 필요 없다. 컴퓨터에는 브레이브 브라우저를 설치해서 광고를 차단한다. 인터넷 활동기록을 남기지 않는 어니언 브라우저를 사용하여 개인 프라이버시까지 챙긴다. 바야흐로 개인과 개성이 다시 주목받는 시대인 셈이다.

◇DYOR(Do Your Own Research)

웹 3.0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세계이다. 참여자 개인의 주권, 즉 ‘Citizenship’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곳인 셈이다. 정부기관이나 서비스 개발사가 사용자를 위해 귀찮은 과정을 모두 대신 해주는 곳은 웹 2.0 세상이다. 어느 세상에 더 발을 깊이 들이고 살지는 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정하면 된다.

웹 3.0은 불편할수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에서는 '코드가 곧 법'이라는 독특한 룰이 존재한다. 카카오톡은 카카오가 데이터를 독점하면서 유저 반응을 보며 끊임없이 앱을 업데이트 하는 서비스다. 불편한 부분을 빨리빨리 개선해주니 편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그 안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것이 단점이다. 반면 블록체인은 참여자들간의 합의에 의해 네트워크가 유지되기 때문에 잦은 업데이트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문제가 발생해도 빨리빨리 해결되지 않는것은 불편하지만 그 덕분에 내 주관을 지키며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웹 3.0 세계의 기본적인 문화는 DYOR(Do Your Own Research)이다. 유저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코드에 문제가 있더라도 쉽게 업데이트하기 어려우니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오픈소스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모든 코드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개발언어를 모르더라도 커뮤니티에서 코딩을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등 본인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사전에 공부할 수 있다.

웹 3.0 '테마'로 영업 중인 서비스가 편의성이나 빠른 속도, 운영진 등을 내세운다면 실제 웹 3.0이 아니라 마케팅의 수단으로 그 단어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과 웹 3.0,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애매하게 걸친 서비스는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웹 3.0 시대의 주역

웹 3.0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보수적으로 발전해야만 한다. 코드가 곧 법이기 때문에 쉽게 코드를 갈아엎어서는 곤란하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한 코드로 만들어져야 하며, 그것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워야 한다. 필자는 법학을 공부해본 적이 없지만 "법은 최소한이다"라는 기본 사상이 여기에도 적용돼야 한다.

탈중앙성과 분산된 권력을 제 1의 가치로 삼고 발전하는 프로토콜 중 으뜸은 단연 비트코인이다. 비슷한 속성을 지닌 다른 것들이 등장할 수 있지만 이미 비트코인이 지닌 네트워크 효과와 승자독식 매커니즘 때문에 제 2, 제 3의 프로토콜이 존재가치를 증명하긴 어려워 보인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웹 3.0의 주역이 될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디파이, NFT, DAO 해킹 뉴스들을 보면 안타깝다. 저기서 낭비되는 리소스들을 비트코인 기반 웹 3.0 구축에 썼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1990년대 닷컴기업들이 너도나도 자체 인트라넷을 만들어 출시하며 자원을 낭비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으로 보인다.

웹 3.0 세계는 곧 우리 곁에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라이트닝네트워크, 탭루트, 타로 (Taro)를 미리 공부해 놓으면 좋다. '나' 라는 개인의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이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을 남들보다 먼저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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