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2곳이 루나(LUNA)와 테라USD(UST)에 대한 상장 심사 과정에서 위험성을 과소 평가하는 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거래소들은 LUNA와 UST에 대한 상장 심사 보고서에 알고리즘으로 테라 가격을 1달러에 고정시키겠다는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은 한 줄도 작성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진 후에야 "알고리즘이 적정하게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LUNA는 UST의 가격이 개당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발행사 측은 UST 가격에 연동된 LUNA 가격이 오르면 발행 물량을 늘리고, 가격이 떨어지면 기존 발행 물량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LUNA와 UST 가격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폭락 사태에서는 한 투자자가 8500만달러 규모의 UST를 대량 매도하면서 UST 가격이 0.98달러로 하락했다. 알고리즘대로라면 투자자들이 차익을 노리고 UST를 샀어야 하지만, 현실은 대량 매도가 발생하며 LUNA 가격이 폭락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해당 부분에 대한 리스크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심사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매체가 입수한 A거래소의 상장평가 보고서에는 UST에 대해 "거래 유인이 덜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도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은 프로젝트"라며 100점 만점에 60점을 줬다. 60점은 이 거래소 상장 최소 합격점이다. LUNA는 360억원을 투자받은 덕분에 12점 가산점을 받아 78점을 얻었다.
B거래소는 LUNA와 UST에 대한 위험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B거래소가 작성한 LUNA 상장 심사 보고서에는 "대형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가격 안정화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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