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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불균형 이론으로 본 '美 증시 50% 폭락설' 점검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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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 기록하면
경기침체로 규정
"주가 50% 더 폭락"

파월 '불균형 이론' 언급
초과공급 발생해도
시장조절기능 무너져
균형점 도달 안해

일부 경제학자들
'가격상한제' 등 주장
Fed 선택에 관심 쏠려



세계 경제가 충격적인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말 발표될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국면(애틀랜타연방은행 GDP now -2.1%)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때맞춰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주가가 50% 더 하락할 것이라는 ‘수직절벽(I)형 폭락설’을 들고나왔다.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떨어지면 경기 침체로 규정한다. 애틀랜타연은 등의 추정대로 1분기 -1.6%에 이어 2분기 성장률마저 마이너스로 나오면 미국 경기는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2분기에도 8%대 고공행진이 지속된 소비자물가까지 감안하면 최악의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게 된다.




가장 당혹스러운 주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경제 각료들이다. 지난 3월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을 계기로 거세게 불었던 침체 논쟁 속에서도 경기를 낙관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기 침체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고 침체하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든 경제 각료들의 이런 시각에 대해 미국 학계에서는 ‘마냐냐 경제관’이라고 비판해 왔다. 마냐냐(manana)는 스페인어로 ‘내일은 태양만 뜬다’는 뜻으로 경기와 관련해 지나친 낙관론과 자신감을 비꼴 때 쓰는 용어다. 마냐냐 경제관은 남북전쟁 당시 각료들이 국민을 현혹했던 마교(魔敎), 즉 ‘미신 경제학(voodoo economics)’의 일종이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Fed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경기, 물가, 금리 간 상충관계인 트릴레마에 빠진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 침체가 심해지는 ‘에클스 실수(Eccles’s failure)’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주저하다간 물가가 더 치솟는 ‘파월의 실수(Powell’s failure)’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Fed의 고민은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가한 제롬 파월 의장의 입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다. 코로나19 이후 통화정책 여건은 종전의 이론과 대응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그 고충을 호소했다. 파월의 발언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불균형 이론’을 간접 언급한 대목이다.


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을 때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불균형 이론의 요지는 이렇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균형점에서 이탈됐을 때 종전 이론에서는 시장조절기능에 의해 이 점에 수렴된다고 봤다. 하지만 불균형 이론에서는 시장조절기능이 무너져 균형점에 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불균형 이론을 최근의 상황에 적용(그림 참조)해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사태로 불확실해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절약할 때는 균형점에서 이탈해 초과 공급이 발생한다. 이때 균형이론에서는 가격이 하락해 소비가 늘고 공급이 줄어들어 초과 공급이 해소되면서 균형점에 다시 수렴한다.


불균형 이론에서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음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대신 공급도 줄어들지 않아 초과 공급은 그대로 재고로 누적된다.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이 반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돈은 돌려주되 물건은 돌려받지 않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도 반품되면 재고가 더 쌓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절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를 잡고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의 하나로 뷸균형론자들이 제시한 해결책은 가격(price)이 아니라 수량(quantity)에 의한 조정방식이다. 이사벨로 웨버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교수가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가격상한제를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이슨 퍼먼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통화정책 여건이 변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집하면 고용 등에서 많은 고통이 따르는 ‘희생률(sacrifice ratio)’을 제시했다. 이달 들어 경기와 증시에 극단적인 비관론이 나오자 오히려 양적긴축(QT) 규모 축소, 금리 인하설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연 Fed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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