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또다시 큰 폭으로 밀리며 하락 마감했다. 주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전망 속에서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50포인트(0.71%) 밀린 31761.5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5.79포인트(1.15%) 내린 3921.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0.09포인트(1.87%) 하락한 11562.5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전일 장 마감 무렵 공개된 초대형 유통업체 월마트(132.02 -0.14%)의 실적 전망치(가이던스) 하향 조정이 이날 증시의 초점이 됐다. 월마트는 2분기 순이익이 2분기 8∼9%, 연간 11∼13%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식료품과 연료 등 생필품에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의류와 같은 임의소비재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이유다.
다만 증권가는 월마트발(發) 악재가 증시에 치명적이진 않다고 짚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월마트 CEO가 주요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크게 감소했는데 마진이 큰 전자제품이나 의류를 줄이고 식료품 소비를 늘렸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며 "문제는 월마트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들보다 느린 속도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못한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자 전일 추가적으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날 미 증시 하락을 부추긴 월마트발 우려는 월마트의 대응 실패에 따른 것일 뿐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며 "관련 우려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장에선 미 실물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활동의 위축 전망이 경기침체 공포를 더 키운 모습이다.
여기에 전문가의 시각까지 더해졌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별도 블로그 글을 통해 "세계가 조만간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마트발 충격에 당사자인 월마트가 7.6% 급락했고 콜스와 메이시스(18.10 -1.04%)가 각각 9.1%, 7.2%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유통주의 낙폭이 컸던 것이다.
전통 유통기업만 떨어진 것은 아니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5.2%)과 쇼피파이(36.71 -1.71%)(-14.1%)도 크게 하락했다. 쇼피파이는 온라인 쇼핑 부진으로 글로벌 인력을 10% 감축할 것이라는 발표가 주가를 더 끌어내렸다.
장 마감 이후 2분기 실적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258.83 -0.59%)(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107.51 -0.36%)은 시장 전망을 밑도는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MS와 알파벳은 이날 정규 거래에서 각각 2.7%, 2.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발표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시하며 관망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일부에선 Fed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가을부터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이르면 내년 중 금리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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