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으려면 0.75%P 올려야"
주요 인사들 매파 발언 쏟아내
탄탄한 고용…침체 우려 불식
긴축 속도 늦출 가능성 낮아져
9월전 발표되는 경기지표 관건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움직임을 잘못 예측했다.” CNN비즈니스는 7일(현지시간) 이렇게 보도했다.
최근 월가에선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주 예상보다 탄탄한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Fed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Fed 인사들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7일 기준금리의 50bp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플레가 잡히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바뀔 수 없는 선택지는 아니다”고 답했다.
미셸 보먼 Fed 인사도 75bp 인상안을 지지했다. 그는 지난 6일 “물가가 꾸준히 의미있는 방식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7월 FOMC 회의 이후 Fed 이사회에서 나온 첫 공개 발언이었다.
앞서 Fed 인사들의 매파 발언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연준 내 비둘기파로 꼽히던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75bp 인상안도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도 75bp 인상안을 지지했다.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말까지 총 150bp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경 발언이 잇따르자 시장도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이상 인상할 확률은 70.5%에 달했다. 이달 초(29.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자이언트 스텝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미국의 고용 상황이다. 앞서 Fed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75bp 인상하자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 7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자 경기침체 논란이 잦아들었다. 7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52만8000개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25만8000개)를 크게 넘어섰다. 실업률은 3.5%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9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9월 21일 FOMC 회의 이전에 7월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8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월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발표되는 데이터를 보고 9월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11월 중간 선거도 변수다. 선거를 앞두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 ABC방송이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성인 6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미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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