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투심…"현금 비중 높은 투자자에겐 기회"
"채권·구조화 크레딧·중형주, 하락장 투자처 부각"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과 함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현금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투자 기회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하락장 속 새로운 사치'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JP모건은 "자본시장 내에서의 움직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 영역에서 투자 기회가 생겨나고 있는데, 채권과 구조화 크레딧, 중형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Fed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14년 만에 '금리 3% 시대'가 열린 것이다. Fed의 기준 금리 인상 의지는 확고하다. 고강도 긴축을 이끈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견딜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향후 추가 인상까지 시사했다.
우선 JP모건은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1년 내내 압박받고 있다고 봤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매매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 미국의 주택 매매량도 작년보다 22% 이상 감소했는데, 이는 초기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둔화세다. 이 둔화세는 점차 노동과 금융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봤다.
부동산 대출 업계 종사자들의 총급여도 14%가량 감소했다. 건설 등 주택 관련주의 주가도 평균 밸류에이션 대비 5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단기적으로 개선되긴 힘들 것으로 봤다.
JP모건은 기업공개(IPO) 시장도 침체됐다고 봤다. 올해 미국 증시에 32개사(포르쉐 제외)가 상장을 했는데, 이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5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불과했기 때문.
더군다나 영국처럼 기초 체력이 약한 국가들은 외국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결국 영란은행이 긴급하게 시장에 개입했으나 갈수록 채권과 통화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JP모건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투자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을 비롯해, 구조화 크레딧, 중형주 세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석 달간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사들일 경우 3%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봤다. 만약 Fed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되더라도 5년간 4% 가까운 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차환용 단기 지방채의 경우 금리가 연방 세금에 상응하는 약 5%대 수익률을 전망하기도 했다.
JP모건의 전략가인 제이콥 마누키안은 "채권을 10년간 보유할 의향이 있다면 높은 한 자릿수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만약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더 좋아지는 장기 채권으로 이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구조화 크레딧 투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절한 금리의 브릿지성 채권과 신주인수권의 조합된 투자는 기업에는 적절한 대안 자본을, 투자자에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요즘 같은 장에선 대형주보단 중형주 투자를 추천했다. 대형주의 경우 장기 평균에 비해 할인율이 적은 반면, 중형주들은 30%가량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서다.
제이콥 마누키안은 "자본이 있는 기업의 경우 잠재적으로 더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서 "다음 경기 사이클에서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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