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핵전쟁 위험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백악관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새롭게 포착된 것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7일 메릴랜드주로 이동하는 중 진행된 기내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핵전쟁 위협에 대해 더 우려할 만한 새 정보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자 핵무기 사용에 대비한 전략 태세도 이전과 같다면서 진화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상원 선거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 상황이 진행돼온 대로 계속 간다면 쿠바 미사일 이래 처음으로 우리는 핵무기 사용의 직접적인 위협에 처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존 F. 케네디 시절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아마겟돈이 일어날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으로 인해 미국의 대(對)러시아 정보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 주간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푸틴의 위협에 대한 우려를 언급해왔다"면서 "대통령이 이번에 말한 것은 그것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나 우리의 핵 전략태세를 조정할 만한 어떤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위해 체코 프라하를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7일 회의가 끝난 뒤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문제들을 언급할 때는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경고한 바이든을 비판한 것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블루밍비트 뉴스룸
news@bloomingbit.io뉴스 제보는 news@bloomingbit.io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