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인 식생활에서 비중이 가장 큰 돼지고기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 침체 속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2.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4월(3.3%)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전월(8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1~9월 연간 CPI 상승률은 2%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연초에 제시한 목표인 '3% 이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1월과 2월 각각 0.9% 상승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갈수록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항목별로는 돼지고기가 36.2% 급등했다. 중국은 CPI의 항목별 구성비중(가중치)을 공개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는 268개 기본항목 중 비중이 가장 높은 2%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의 40%, 소비량의 50%가 중국 몫일 정도로 중국인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에선 2019년 하반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사육두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2020년 상반기까지 CPI가 고공행진을 했다. 이후 돈육 가격이 안정되면서 물가도 진정됐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료인 옥수수의 국제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중국 내 돈육 가격이 다시 뛰고 있다. 중국은 9년 동안 수입하지 않던 브라질산 옥수수를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 외 식품류 중에선 과일이 17.8%, 채소가 12.1% 뛰었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9월 교통연료비도 19% 상승했다.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9월 상승률은 0.9%였다. 작년 10월 역대 최고인 13.5%를 찍은 중국의 PPI 상승률은 경기가 하강하면서 계속 내려가고 있다. 6월 6.1%, 7월 4.2%, 8월 2.3% 등의 추세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새 아파트 건설이 크게 줄어든 탓에 철강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체 PPI를 끌어내렸다. 철광석류는 -25.1%, 제련·압연 철강류는 -18% 하락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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