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통상 초대형 호재였던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당대회를 앞두고 전례 없는 암울함이 중국 투자자들의 마음을 죄고 있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미국과의 긴장관계 등 악재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대관식이라는 변수가 투자 심리를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9월 5% 넘게 하락했다며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1년 이래로 당대회를 앞두고 최악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환율이 10% 이랑 추락하며 1994년 이후 최저치를 향하고 있으며, 부동산 위기까지 겹치며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가치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초고강도 방역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주 들어서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8억7500만 달러(약 1조2622억원)어치 중국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 대해 비관론이 팽배한 배경에는 당국이 좀처럼 엄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고삐를 풀지 않는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격리와 봉쇄로 일관하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내수가 위축되고 경제 성장도 악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당대회에 이어 내년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지나야 정계개편을 마무리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방역 정책도 완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중국 대륙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전히 수그러들더라도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과 반도체 등 기술부문 경쟁으로 인한 미국과의 갈등 관계가 지속되는 이상 위험 요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자산운용사 abrdn의 니컬러스 요는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은 제로 코로나가 아니라 미중 긴장관계"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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