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국 코로나19 방역 완화,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9달러(2.87%) 오른 배럴당 88.96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도 전거래일보다 2.46% 상승한 배럴당 95.9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중국의 코로나19 격리 기간 단축으로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중국의 방역당국은 확진자 또는 밀접접촉자 등에게 격리시설에서 7일을 보낸 뒤 자택에서 3일간 격리를 이어가는 방침을 강제해왔다. 전날 중국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일부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해외 입국자, 밀접 접촉자 등을 대상으로 한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이틀 단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다만 자택 자가 격리 기간 3일은 유지키로 했다. 여기에 '서킷 브레이커'로 불리는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정지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또 탑승 전 48시간 내 2회 유전자 증폭(PCR) 2회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한 규정을 1회로 조정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점도 유가 상승세에 기여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상승률인 7.7%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미국 달러지수는 전일 대비 1.49% 하락한 106.373을 기록하며 유가를 지지했다. 통상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 하락은 원유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한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시장 전략가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에서 한발 물러나 여행 등 여타 활동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파트너는 "석유 트레이더들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봉쇄 정책에 극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 당국의 정책 변동성은 석유 시장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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