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민감주인 비필수 소비재, 통신이 주가 끌어올려
지난 1월 미국 나스닥지수가 2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전환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퍼지면서 이 지수가 한 달 새 11% 올랐다.
31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7% 오른 1만1584.55에 거래를 마쳤다. 1월 월간 상승률은 10.68%를 기록했다. 1월 상승폭으로는 이 지수가 12%가 올랐던 2001년 이후 최대다. 전체 월간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컸다. S&P500 지수도 이날 전거래일보다 1.46% 오른 4076.60에 장을 마감하며 1월 상승폭(6.18%)이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1.09% 상승해 월간 상승폭이 2.83%를 기록했다.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1월 주가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선 Fed가 2월과 3월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 뒤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지난 27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는 점도 금리 인상 기조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PCE는 소비자가격지수(CPI)와 함께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물가지표로 꼽힌다.
업종별 분위기도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경기에 민감한 S&P500 비필수 소비재 부문 지수와 통신 부문 지수는 지난달 각각 15%, 14%가 올랐다. 지난해 두 지수가 각각 38%, 40% 하락했던 상황이 반전됐다. 반면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헬스케어 부문과 설비 부문은 지난달 지수가 나란히 2% 하락했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엔 경기 방어주가 시장을 이겼지만 올해엔 경기 순환에 민감한 주식과 투기 성격이 짙은 주식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월가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1월에 나스닥지수가 10% 이상 오른 해에는 나머지 기간의 주가도 평균 1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투자자문업체인 카슨그룹의 리언 데트릭 수석 전락가는 "1954년 이후 S&P500 지수가 하락한 다음 해에 1월 지수가 5% 이상 오른 5건의 사례에서 S&P500 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평균 3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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