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나빴지만 추정치 웃돌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11% 증가
시간외 거래서 8.9% 상승
자체 AI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가 챗GPT 등 AI 챗봇 열풍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업계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로 고전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선방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 손실 폭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작년 11월~올 1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60억5000만달러, 순이익은 53% 줄어든 14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0.88달러였다. 크게 후퇴한 실적이지만 월가 추정치인 매출 60억달러와 EPS 0.81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 '빙하기'지만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올 1분기 매출 65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인 63억3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변곡점에 있다. 많은 기업이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여러 가지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뛰어난 AI용 반도체로 꼽힌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힘입어 시간 외 거래에서 8.89% 상승한 225.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0.48% 올랐다. AI 챗봇 열풍의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42% 급등했다.
GPU 판매 실적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3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이 이전보다 GPU를 더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테크는 AI 챗봇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자체 AI 클라우드 서비스도 발표했다. 오라클, MS, 구글과 협력해 엔비디아 GTX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손쉽게 브라우저에 접속해 AI에 필요한 머신러닝을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은 AI 데이터 전문가가 없는 기업의 자체 AI 인프라 구축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AI 서비스와 제품을 조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게임 부문은 작년 4분기에도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PC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게임 부문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한 18억3000만달러였다. 월가 추정치 평균인 16억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올해 게임 부문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CEO는 "고객인 PC 제조사들이 기존에 쌓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신규 구매를 줄여 실적이 나빠졌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겪었던 침체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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