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가 위기에 빠진 크레디트스위스(CS) 를 인수하기 위한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 매체 보도를 인용해 스위스 연방정부 내각이 CS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 위기관리 회의를 소집했으며, 회의가 토요일인 18일 오후 5시(한국시간 19일 오전 1시)부터 재무부 청사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UBS의 CS 인수에 관한 합의가 일요일인 19일에 이뤄지거나 그 전에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 중 한 명은 이런 협의에서 대개 필수로 거쳐야만 하는 주주총회 개최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제안이 규제기관들로부터 나왔다고 전했다.
남아 있는 쟁점 중 하나는 CS의 스위스 국내 소매금융 부문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널리 전망되는대로 UBS의 CS 인수가 성사될 경우, UBS는 CS의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할 공산이 크다. 이 부문은 CS 본사에서 분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UBS와 CS의 시가총액은 각각 650억 달러(85조 원), 80억 달러(10조 원)이다. 작년에 UBS는 76억 달러(9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CS는 79억 달러(10조 원)의 순손실을 냈다.
UBS는 전세계에 약 7만4천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CS 임직원은 작년말 기준으로 약 5만명이며 이 중 스위스 근무자들이 1만6천명을 넘는다.
로이터통신은 익명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UBS가 CS를 인수하는 조건의 일부로 60억 달러(7조9천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급보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CS의 일부 부문을 접는 데 드는 비용과 소송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로이터에 CS의 신뢰위기를 해소하려는 이번 협상이 상당한 장애물에 마주쳤다며, 만약 UBS와 CS가 합병한다면 1만명의 일자리가 감축돼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CS가 무너질 경우 SVB 등 중소은행의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스위스와 미국 금융 당국은 위기 진화를 위해 발빠르게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금융 당국 역시 UBS의 CS 인수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스위스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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