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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이 미래" 이순호 예탁원 새 사장의 밑그림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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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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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호 사장 취임인터뷰

예탁원 새 먹거리…"토큰증권 스터디 중"
ST 협의회 분과별 운영 전환…60여곳 참여
"노사·세대·조직간 갈등 봉합에 주력"
이순호 예탁원 신임 사장. 예탁원이 토큰증권의 발행심사를 맡게 된 가운데, 이 사장은 "현재 토큰증권의 업무체계와 적용기술, 계좌관리기관과의 연계 등 전반적인 총량 관리 운영구조와 절차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변성현 기자

"정부가 만든 디지털자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비롯해 각종 세미나들을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지식을 쌓는 중입니다. 수시로 블록체인 시장동향 정보를 수집해 전사 공지하고 있고, '토큰증권의 이해' 등의 책자를 만들어서 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내부 직원들의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인 '혁신금융아카데미'로 블록체인 기술과 사례 교육도 이어가고 있고요."


취임하고 막 20여일이 지났지만, 이순호 신임 예탁결제원 사장은 벌써 '토큰증권 스터디' 삼매경이다. 조각투자와 토큰증권 등 신종증권이 새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는 지금, 변화하는 자본시장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은 이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받아든 난제다.


연구기관 실장에서 하루 아침에 중앙예탁기관의 사장을 맡게 된 이 사장은 아직 '사장'이라는 직함이 낯설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예탁원 서울사옥에서 만난 이 사장의 첫 인상은 기관장보다는 학자를 마주한 듯했다. 카메라 앞에선 익숙지 않은 듯 겸연쩍게 웃었지만, 인터뷰 중에는 깊이 있는 지식을 조리 있게 설명해 명쾌함이 느껴졌다.


'토큰증권 발행시장' 관문 된 예탁원…"플랫폼 구축에 총력"

3년간 예탁원을 이끌 이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올 초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을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발행 형태로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토큰증권 역시 기존 전자증권처럼 예탁원의 증권 발행 심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중앙집중식 계좌부에 기재되는 전자증권과 다르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증권은 분산장부에 기록된다. 중앙집중형 단일장부만 운영해온 예탁원 입장에서, 토큰증권의 출현이 '위협'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로 큰 '기회'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전자증권에 이어 토큰증권의 발행심사 업무를 현행 전자등록기관에 부여한 만큼, 예탁원이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전자증권법에 의거해 전자등록업 허가를 받은 기관은 예탁원이 유일하다.


구체적으로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서 예탁원은 증권 발행심사와 총량관리를 맡게 됐다. 토큰증권이 외형적으로 증권의 형식을 갖췄는지, 발행총량이 얼마나 되는지, 나아가 발행 자체가 법령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등을 심사하는 게 골자다.


"토큰증권은 분산장부라는 신기술을 수용하기 때문에, 현행 시스템과 기술구조와는 많이 다릅니다. 때문에 현재로선 토큰증권의 업무체계와 적용기술, 계좌관리기관과의 연계 등 전반적인 총량 관리 운영구조와 절차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순호 예탁원 신임 사장. 이 사장은 "'같이 갑시다'가 경영모토"라며 "내 스스로가 혁신의 아이콘이 돼 조직 내 지속적인 혁신문화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변성현 기자

예탁원은 토큰증권 시장을 새 먹거리로 삼고 입지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일환으로 '토큰증권 발행플랫폼 구축'에 단기 역량을 집중한다. 예탁원은 범업계 협의체인 '토큰증권 협의회'를 꾸려 지난 2월 9일 첫 회의를 열었다. 증권사(계좌관리기관)를 비롯해 조각투자사업자, 블록체인기술회사, 비상장주식중개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모아 증권 발행심사에 참고하기 위한 취지다. 첫 회의 때 23개사가 참석했지만, 관심기업이 확대되면서 참가기관은 최근 59개사로 늘었다.


이 사장은 "참석자의 이해와 관점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는 참가자 유형을 구분해 분과별 회의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먼저 지난달 30일에 블록체인기술회사 대상으로 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새 사장 이순호의 경영스타일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순호 사장표 조직문화'는 어떤 모습일지도 주목된다. 이 사장은 취임사의 절반 가량을 내부 경영관리에 대한 포부로 채웠다. 전임인 이명호 사장이 '불도저 경영'으로 유명했다면, 이 사장은 정반대의 경영 스타일을 내세웠다. 밀어붙이는 것보단 자율성과 합리성을 중시한다.


기존의 예탁원 기업문화 중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갈등 봉합'을 꼽았다. 예탁원은 노사, 기존 세대와 MZ세대, 부산과 서울 조직 이원화 등 다양한 갈등에 직면해 있다. 이 사장은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취임사에도 말했듯 '같이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내 스스로가 혁신의 아이콘이 돼 조직 내 지속적인 혁신문화를 전파하고자 한다. 세대 간, 노사 간 공감대를 키우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조직개편과 관련해선 임기 중 불필요한 본부를 축소해 '슬림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예탁원 내 본부는 총 10개다.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우해 본부급과 기존 TF 조직을 축소 운영하고 유사조직은 통폐합하려고 한다"고 이 사장은 전했다. 덧붙여 "성과보상체계가 조직 내 빠르게 자리잡도록, 경영성과에 따른 보상과 책임을 기존보다 한층 강화하는 본부장제도를 우선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은 임기 중인 내년 예탁원이 50주년을 맞는다. 이 사장은 이를 기념하고 향후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꾸리고 있다. 전담조직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예탁원은 내년 중 예탁원의 새로운 수식어와 전략, 추진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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