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한 것을 두고 주주들이 치열한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의 주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실적이 급감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주주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작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60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95.75% 급감했습니다. 2분기도 충격이 예상됩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6974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어닝쇼크의 원인이지만 주주들은 보다 '근본적인 곳'에서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주주들은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한국 상황 특성상 정책이 기업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성향에 따라 정반대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 주주들은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가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 박근혜 정부의 '사드 사태'를 재현시켰다는 것입니다. 한 주주는 "탈중국 외교의 씁쓸한 청구서가 대한민국 기업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수 성향 주주들은 문재인 정부를 '원흉'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구속과 각종 반기업 정책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한 주주는 "리더십 공백으로 의사 결정 체계가 무너지고 투자 적기를 놓쳤다"고 꼬집었습니다.
삼성전자 종목게시판은 정반대 성향의 주주들이 충돌하는 격전지가 됐습니다. 실적과 주가 얘기가 대부분인 다른 종목게시판과 대비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다른 기업과 달리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뭉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갈등과 별개로 주가는 반등할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은 하반기에 반등하겠지만 주가는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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