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펀드로 메시지 전달
尹 대통령, 어떤 펀드 들까…'원전 관련 펀드' 추측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이 투자한 펀드 'NH-Amundi필승코리아'(대표펀드 클래스A 기준)의 수익률을 가입일인 2019년 8월 26일부터 전일까지 집계한 결과 약 103%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기간 32%의 수익률을 낸 벤치마크인 코스피200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문 전 대통령을 따라 펀드에 투자했던 이들은 약 4년 만에 펀드로 100% 넘는 수익률을 맛보게 된 겁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극복하자는 목적에서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 방문해 공개적으로 이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두 번째 펀드 투자처로 택한 '뉴딜 펀드'들도 올 들어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여기에 5000만원을 들였습니다. 앞선 필승코리아 펀드에서 얻은 수익금에 일부를 보탠 금액이죠. 미래에셋 TIGER KRX BBIG K-뉴딜(-2.84%)과 NH-Amundi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21.1%) 등 상장지수펀드(ETF) 2종과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22%)는 벤치마크 대비 저조했고, KB코리아뉴웨이브(42.5%)와 삼성뉴딜코리아(35.6%)는 상회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뉴딜 펀드 가입은 당시 국정 과제였던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직접 나서서 홍보하고 독려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펀드에 가입한 대통령의 사례가 문 전 대통령이 유일한 건 아닙니다. 사실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펀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펀드 공개 가입은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상징적이어서, 정부 정책 홍보의 아주 좋은 수단이 된답니다. "내 돈을 직접 들일 정도로 이 산업 육성에 진심이다" 등의 의지를 살릴 수 있는 거죠.
역대 대통령 첫 가입 사례를 남긴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경제살리기 주식 1호'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동시에, 주식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였죠. 2000년 펀드 해지 시점엔 약 70%의 고수익을 거뒀고요.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약 2년 만인 2005년 코스닥 종목들이 담긴 8개 펀드에 8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부동산 투기 움직임을 막고자, 돈의 흐름을 자본시장으로 유도한 것이었죠.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한 해인 2008년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자 인덱스펀드에 가입한 바 있습니다.
이쯤되면 펀드 가입은 대통령들에게 불문율처럼 굳어진 듯합니다. 현 정부인 윤석열 대통령표 펀드는 어떤 게 될지 궁금해 집니다. 윤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한다고 가정할 때, 어느 분야가 선택 받을지 자산운용사 5곳의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답한 것은 '원전'(원자력발전) 테마입니다. 직전 정부가 탈(脫)원전을 추진한 것과 반대로 윤 대통령은 대표 공약으로 '복(復)원전'을 내걸어 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신한울 3·4호기 부지가 있는 경북 울진을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당장 재개하고 원전 수출로써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최근 '원전 강국'으로의 도약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19일 신한울 3·4호기 부지정지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운용사 한 임원은 "윤 대통령이 일관성 있게 강조해 온 테마는 원전일 것"이라면서 "실제로 출범 초기 우리를 포함한 일부 운용사들이 원전주를 묶은 펀드를 구상하기도 했다. 원전이 선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업황이 바닥인 만큼 '반도체' 섹터 펀드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시기적으로 인공지능(AI)을 동반한 반도체주가 이익 개선과 수출 회복 기대감 등으로 당분간은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블루밍비트 뉴스룸
news@bloomingbit.io뉴스 제보는 news@bloomingbit.io뉴스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