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했지만 내부 의견 차이 확인
올해 '완만한 경기침체' 전망 여전
미국 중앙은행(Fed)의 일부 인사들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Fed는 당시 1년여 만에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는데, 내부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놓고 다소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Fed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거의 모든 참석자가 기준금리 동결이 적절하거나 용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부 참석자는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선호하거나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이들은 "경제 활동 모멘텀이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강했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거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투자은행인 스티펠 니콜라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린제이 피에그자는 "이번 FOMC에서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발언들은) 꽤 놀랍다"며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한 달 동안 멈추는 것을 상당이 꺼리는 등 의견 차이가 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FOMC 위원들은 지난 1년간 통화 긴축 정책의 누적 효과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국 동결을 결정했다. 통화 정책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시장에서 뒤늦게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국의 은행권 위기로 신용 여건이 긴축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
회의록에서는 '회복력'(resilient, 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11번 언급될 정도로 Fed는 경제 회복 여부에 주목했다. 연착륙 기대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ed 내부에선 올해 안에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가 시작되고 그다음에 적당한 속도의 회복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Fed는 7월 이후 금리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6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 따르면 18명의 FOMC 위원 가운데 12명이 연내 두 차례 이상 올려야 한다고 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최근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연내 두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당장 다음 달부터 다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Fed가 다음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88%로 점치고 있다.
Fed가 기준금리를 현재 5.00~5.25%에서 5.25~5.50% 수준으로 올리면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Fed는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연속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다가 15개월만인 지난달 처음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인상 속도는 1980년대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FOMC 의사록에서 추가 금리인상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독립기념일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8% 하락했고, S&P500지수는 0.20%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도 0.18% 내렸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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