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암호화폐 종목을 알려준다고 속여 받아낸 투자금을 가로챈 '주식·코인 리딩방' 사기단 조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에게 사기 혐의와 함께 범죄단체조직죄도 적용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4부(부장검사 국상우)는 6일 리딩방을 운영해 투자자 12명로부터 약 12억5000만원을 가로챈 일당 8명을 사기 및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검찰이 리딩방 운영에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들이 선정한 주식·암호화폐 종목에 투자하면 매일 거래금액의 2%를 수익으로 낼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 투자자를 모았다.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이 대포계좌로 보내준 돈 중 일부를 정산해 각자의 수익금으로 나눠가졌다.
이번 범행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 아래 조직적으로 준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조직의 총책인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사무실과 컴퓨터, 휴대폰 등 각종 장비를 갖춰놓고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사기 문자를 발송하는 데는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카카오톡 계정을 동원했다. 해킹된 카카오톡 계정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명의자가 이 계정으로 접속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까지 바꿨다. 투자금을 이체받고 조직원간 수익 정산을 하는 데는 120여개 대포계좌를 동원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리딩 투자사기는 점조직 형태로 이뤄지고 대표계좌 등이 동원돼 범인 색출이 어렵다보니 미제 사건으로 남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기소를 계기로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민생 침해사범에 더욱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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