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출마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 왼쪽)의 편향적 발언에 실망한 거액 기부자들이 디샌티스 주지사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평가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극우적인 모습을 보이며 지지자들의 신임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헤지펀드 제왕'으로 불리는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와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트라이펀드의 공동 설립자인 넬슨 펠츠가 디샌티스를 지원하는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그리핀은 디샌티스가 디즈니와 분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 펠츠는 낙태에 대한 디샌티스의 입장을 문제삼았다.
그리핀과 펠츠는 디샌티스의 거액 후원자들이다. 그리핀은 2022년 플로리다 주지사 재선에 나선 드샌티스에게 500만달러를 기부했다. 당시 그리핀은 "플로리다 주지사로서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며 드샌티스 주지사를 극찬했다.
하지만 그리핀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디즈니와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그리핀은 시타델 본사를 시카고에서 마이애미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사업하는 것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가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주지사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츠는 디샌티스의 낙태관이 너무 경직됐다고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펠츠는 디샌티스의 대부분의 정책을 수용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낙태에 관한 입장은 너무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9%는 임신 후 3개월 내 태아에 대한 낙태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샌티스는 거액 후원자 의존도가 높아 두 사람이 이탈하면 재정적 타격이 클 전망이다.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가 올 2분기에 모금한 2010만달러 중 소액 기부자 비중은 6분1 수준에 그쳤다.
FT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명목아래 많은 사안에 대해 급격히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주요 지지자들을 소외시켰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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