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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과의 채팅방 입장권을 사고 판다?…웹3 소셜 미디어 '프렌드테크' 화제
작년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과 점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버핏과의 식사권'이 1900만 달러(약 254억원)에 낙찰되며 화제가 됐다. 그렇다면 버핏과 소통할 수 있는 채팅방의 입장권이 경매에 나온다면 그 가격은 얼마가 될까? 유명인과 소통할 수 있는 권한을 마치 주식처럼 거래한다는 아이디어를 실현한 플랫폼이 나왔다. 이달 초 출시된 웹3 소셜 미디어 '프렌드테크(Friend.tech)'다.
프렌드테크는 이용자가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연동해 특정 계정의 '주식(shares)'을 사면 해당 계정 소유주와 독점적으로 채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즉 프렌드테크에서 '주식'은 비공개 채팅방에 입장하기 위한 참가비 역할을 한다. 해당 주식은 특정 인물과의 채팅방을 잠금 해제하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키(KeyS)'로 불린다.
언뜻 보면 이같은 구조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세지(DM)의 유료화 버전과 유사하다. 하지만 프렌드테크의 가장 큰 특징은 팔로워들이 직접 계정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거래당 총 1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 중 5%는 플랫폼이, 나머지 5%는 계정 소유자가 가져간다. 계정 소유자는 자신의 주식을 구매한 사람들과 수수료를 공유할 수 있는데, 이는 상장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잉여금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과 같다. 사용자는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계정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도 있고, 채팅방을 탈퇴하면서 주식을 청산할 수도 있다. 계정의 주가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계속해서 변동한다.
프렌드테크는 최근 제레미 알레어 서클 창립자와 라이언 셀키스 메사리 최고경영자(CEO)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알레어는 22일 엑스에 "프렌드테크는 재밌다"며 "소셜파이 분야에서 꽤나 설득력있는 사용 사례"라는 이용 후기를 남겼다. 같은날 셀키스는 프렌드테크의 흥행을 두고 "올해는 탈중앙화 소셜 파이낸스의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듄 애널리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24일 기준 프렌드테크는 출시 2주 만에 10만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누적 거래량은 4만3000 이더리움(ETH)을 돌파했다. 프렌드테크가 기반으로 삼고 있는 블록체인 '베이스(Base)'의 일일 트랜잭션 수는 프렌드테크 열풍에 힘입어 대표 이더리움 롤업인 아비트럼(ARB)·옵티미즘(OP)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다수의 게임 인플루언서와 그레이스 앨런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등 유명인들을 이용자로 섭외하면서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용자 수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일각에서는 프렌드테크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미등록 증권 판매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블록웍스에 따르면 미국 법률사무소 엠에스엔케이의 마크 히라이드(Mark Hiraide) 파트너 변호사는 "프렌드테크의 인기와 그에 따른 관심은 SEC의 개입을 촉구하기에 충분하다"며 "플랫폼의 기능에 어느 정도 유용성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판매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주식의 수익에 대한 기대"라고 밝혔다. 미 SEC가 투자계약증권 여부를 판단하는 '하위 테스트'에 의하면 투자 수익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있으면 이는 증권에 해당한다.
히라이드 변호사는 "프렌드테크 주식이 제3자 거래소에 상장하면 증권성을 판별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해당 주식이 별도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평론가 야잔(Yazan)은 20일 엑스를 통해 "프렌드테크 주식의 가격 책정 방식은 터무니 없으며 펌프 앤 덤프(Pump-and-Dump, 시세조종 및 가격 급등락)에 쉽게 이용될 수 있다"며 "향후 6주~8주 내로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렌드테크의 주가는 미결제 공급량의 제곱에 비례하는데 이는 실제 공급 대비 주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총 100명의 주주를 가진 계정의 주가는 1 ETH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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