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 韓 진출 무산되나…금융위 "긴급 현장점검, 흔한 일 아냐"
금융당국이 한국 진출을 선언한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이 결코 흔한 경우는 아니다"고 밝혔다.
2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블루밍비트와의 통화를 통해 "오케이비트의 운영과 관련해 자금세탁방지제도(AML) 관련 우려점을 발견했고 제출 자료에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 오늘부터 긴급하게 현장점검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22년 6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오케이비트의 지분 100%를 인수한 크립토닷컴은 지난 2일 코인마켓 애플리케이션 '크립토닷컴 앱'의 한국 출시를 발표하며 국내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크립토닷컴 측은 오는 29일 앱 출시를 시작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통해 추후 원화마켓으로의 전환도 나서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오케이비트가 획득한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올 11월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크립토닷컴의 계획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선 19일에는 크립토닷컴이 VASP 등기임원 변경 신고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통상적으로 금융당국은 사전고지를 통해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현장 점검을 알려왔다. 하지만 FIU가 이례적으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면서 그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아무 내용도 나오지 않아 그 사안의 경중을 따지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긴급 현장점검이 흔한 일은 아닌 만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크립토닷컴 측은 입장문을 통해 "크립토닷컴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면서 "다음주 29일 예정된 국내 앱 출시를 연기하고,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검증·승인받은 철저한 정책, 절차, 시스템 및 규율에 대해 한국 규제당국에 명확히 설명드리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진출하기에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당사는 한국 규제 당국과 협력해 한국 소비자를 위한 책임 있는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크립토닷컴은 오케이비트 인수 이후 한국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않았다"라며 "당사가 인수할 당시 약 900명의 고객이 오케이비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력이 없었다. 크립토닷컴 인수 이후 기존 오케이비트 고객은 출금 기능만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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