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목록

금융권종사자

13일 전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명언인데, 루나 사태에 딱 걸맞는 말이 아닌가 싶다.

시장에 물(돈)이 들어올때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성 있어 보이지만, 물이 빠지는 불황기 때에 가서야 비로소 '진짜 돈이 벌리는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자 돈으로 그저 성장하는 것 처럼 보였던 비즈니스 모델'이 구분되기 시작한다는 것.

테라, 루나, UST, 앵커로 이뤄지던 선순환의 연결고리는 물이 빠지자 최악의 연쇄 추돌을 일으켰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1달러를 유지하는데, 이번 사태처럼 시장의 수요가 0에 수렴하고 공급만 늘어나게 되는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지 않았고 Happy Case만 고려했다는 것이 최대의 패착이 아닐까.

수요가 0에 수렴하고 공급이 무한정 상승하는 경우 UST가 1달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시가총액만큼의 리저브 물량이 필요하다. 이건 너무 당연한 이치다. 은행에 돈을 예치한 사람들이 총 100달러를 맡겼다면 은행에 100달러가 실존해야 그 금액을 돌려줄 수 있는 것.

그런데 그 리저브를 가치변동성이 극심한 '루나'로 지정했으니,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UST의 시총이 LUNA의 시총보다 높아지는 경우가 생겼고, 지급 불가능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답이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된다. 테라는 UST 가치 유치를 위해 더 많은 루나를 팔아야 하고, 이는 루나의 가격 하락을 야기하여 테라의 리저브를 더 감소시킨다. 이렇게 되면 UST시총과 루나 시총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이게 무한반복한게 결국 지금의 루나 사태다.

이러한 취약한 구조가 물이 들어오는 때에는 보이지 않다가 물이 빠지자 여과없이 드러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