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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이젠 투자품일 뿐"…NFT 열풍이 긍정적인 이유 [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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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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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레볼루션》 저자 성소라 교수 인터뷰
"NFT 진짜 힘은 '신뢰 분산'…일종의 사회 운동"
"NFT 시장 확대, 거품 있지만 매우 긍정적"
"재미·선호 따른 작품 선택, 투자 추천"

지난해 말 주식 시장은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로 불타올랐다. 위메이드, 컴투스 등 게임사들은 신성장 동력으로 NFT를 외치기 바빴고 주가도 발표 즉시 반응했다.

그에 앞선 9월 발간된 책이 있으니 바로 《NFT 레볼루션》. 이 책은 경제·경영 분야를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라있다. NFT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가장 정보가 많은 책이라는 방증이다. 쓰리고 팀이 《NFT 레볼루션》의 저자 성소라 전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학 교수를 만나봤다.

성 교수는 NFT의 본질에 대해 "사회 운동"이라고 답했다. NFT 시장이 일부 거품이 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NFT 투자의 기준을 제시해달라고 하자 "재미와 선호"라는 다소 엉뚱하고 통통 튀는 답변이 나왔다. 아래는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성소라 교수와의 인터뷰를 일부 각색·편집해 정리한 내용이다.

○배성재 기자

국내에서 NFT로는 최고 권위자가 되신 것 같습니다.(웃음) NFT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성소라 교수

처음엔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더리움 기반의 크립토펑크, 크립토키티와 같은 'NFT 원조'들에 빠졌던 것 같아요. 감수성이라곤 없을 것 같던 크립토 세계에 유머러스한 NFT들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NFT는 기술 외에도 많은 부분이 문화적 감수성 그리고 경영이라는 요소와 맞물려 있거든요. 앞으로 우리 삶에 많은 문화적인 요소가 블록체인을 통해 대변되겠구나 하는 상상을 막연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배성재 기자

여전히 NFT가 정확히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NFT,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성소라 교수

NFT란 블록체인상에 기록돼 있고 저장돼 있는 디지털 파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파일 하나하나마다 고유한 값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1 상호교환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고유성을 가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자산들을 고유하게 나타내 줄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블록체인에 기록된 내용은 누구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사회의 신뢰가 제도권의 어떤 인간 또는 조직에서 무수히 많은 컴퓨터들로 바뀐 겁니다. 이러한 '분산된 신뢰'는 투명성과 정확성, 입증 가능성을 등 많은 것을 달성 가능하게 해줍니다.

○배성재 기자

결국 증명, 보증 등도 더 이상 사람이나 정부가 아닌 기계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왔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저서 《NFT 레볼루션》에서 이를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셨는데요. 왜 그런가요.

●성소라 교수

물론 굳이 NFT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상에 기록돼 누구나 그 데이터를 볼 수 있을텐데, 굳이 NFT라는 토큰으로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하는 부분은 생각해볼 지점이죠.

그러나 NFT의 진정한 가치는 수익을 가져다주는 투자 상품이어서가 아닌, 기반 기술인 점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때까지는 자산화를 할 수 없었던 디지털 상품에 희소성과 원본의 가치를 부여해 줄 수 있게 된 겁니다. 창작자나 기업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내용이죠.

예컨대 다수가 합의해야만 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위변조도 불가능해집니다. 창작자의 권한도 강화되겠죠. 대표적인 사례로는 개인들의 이력서가 NFT화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블록체인에 이력서를 올려서 NFT 토큰으로 발행하고 기업들도 신뢰하는 식으로요.

따라서 NFT는 기능적으로 소유권에 대한 증명, 원본에 대한 인증의 속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구심점이 존재하는 유기적인 사회 운동이라고 봐야 합니다. 누구나 구심점이 될 수는 있으나 단 한 명만이 구심점이 되는 것은 아닌 사회랄까요. '분산된 주체들이 이끌어가는 사회 운동'이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배성재 기자

사회적 운동이라기엔, NFT의 경제적 가치가 더 주목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디지털 예술가 비플이 10초 분량의 비디오 클립을 약 74억 원에 판매한 일도 화제였죠. 이렇게 NFT가 다소 투자에 치중한 채 성장하는 게 건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성소라 교수

물론 투자 상품로서의 군(群)과 기반 기술로서의 군(群) 중 투자 쪽에 힘이 실리고 있기는 합니다. 특히 미술계는 희소성과 원본의 가치가 중요시되다 보니 NFT와 합이 너무 좋습니다. 정말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많은 예술계 분들이 "미술 보면서 눈물 흘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투자 상품으로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한다는 겁니다. NFT가 그 점을 극대화해준다는 점에서 각자가 원하는 가치가 잘 맞아떨어진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를 '좋은 현상'으로 해석합니다. 예술계도 다른 시장과 다름없이 자본이 흘러들어와야 건강하게 생태계가 돌아가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탈중앙화된 NFT의 등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투명하게, 이제는 디지털 아트까지도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예술 시장이 더 건강하게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성재 기자

NFT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이제 자명한 사실이 됐습니다. 다소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죠. '버블'의 위험성은 없나요.

●성소라 교수

거품도 분명히 끼어있습니다.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가치 산정의 기준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내가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에 되팔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으니까요. 크립토펑크만 해도 정말 가장 비싼 펑크들은 몇 안 되는 '크립토 고래'들이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되팔면서 시장 가격을 만드는 주체가 되고 있죠. 그 시세를 절대 개인들이 못 쫓아가죠.

그러한 일종의 폐해가 보이기는 하지만, NFT 시장 전체가 조금 더 견고해지는 모습으로 발전돼가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크립토펑크의 가격도 작년 가을에 조금씩 떨어져 가장 싼 게 3~4억 원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이것을 산증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가올 미래를 엿보고 있는 것이죠. 경제학자를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흥미로운 일종의 사회적 실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성재 기자

교수님 본인이 NFT 작품을 사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구매 기준은 무엇인가요.

●성소라 교수

NFT 콜렉터블을 조금 소유하고 있어요. 재미 삼아서 싼 거부터, 제 기준으로 조금 비싼 거까지 소유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추천드리는 투자 기준은 '내 선호도'입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게 너무 좋아서 산다'는 기준입니다. 저 또한 재미 삼아 NFT 콜렉터블 작품 몇 점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풍뎅이' 그림이었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아이디가 풍뎅이거든요(웃음). 풍뎅이 NFT가 있으면 제 아이덴티티를 반영해 그걸 사게 되는 거예요. 물론 이 풍뎅이 NFT가 '넥스트 크립토펑크'가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가지고 들어갑니다. 투자라는 개념을 빼놓고는 NFT 시장을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배성재 기자

끝으로 NFT를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는 분들께 투자 조언을 남겨주신다면.

●성소라 교수

NFT 시장은 정말, 정말, 정말(3번 강조) 복잡한 세상입니다. 정말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믿을만해 보이는 NFT 거래소가 사실은 원본 인증조차 갖추지 않았던 사례도 있습니다. 이 작품, 이 프로젝트가 뜰 수 있는지 안 뜰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고, 내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있고, 잃어도 될만한 크기의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배성재 기자·황윤욱 PD sjb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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