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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tory]NFT는 기회냐 버블이냐…현실 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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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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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 올 투자의 기회일까, 한때의 버블일까.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향한 투자자들의 셈은 여전히 복잡하기만 하다. 현재 투자 시장에서 바라본 NFT 투자의 실체와 가능성을 살펴보자.

2021년은 NFT 시장이 도약한 성장의 원년이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디지털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NFT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쉬이 식지 않고 있다. 재미삼아 사본 NFT가 수백 배 올랐다는 투자 성공담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블록체인은 난해하고 비트코인이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던 사람들이 NFT를 계기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NFT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개별 토큰마다 고유의 값을 가지고 있어 상호 간에 대체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Non-Fungible Token’이라 부른다. 온라인상에서 오가는 디지털 파일들은 복제가 쉽고 소유권을 입증하기 어려운데 소유권을 기록한 NFT를 블록체인상에서 발행·보관하면 디지털 세상에서도 특정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NFT 거래대금은 약 250억 달러에 달했고, NFT를 보유한 지갑 수는 2020년 55만 개에서 2021년 2860만 개로 증가했다. NFT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의 초기 확산 속도에 비해 빠른 속도로 대중에게 퍼져 가고 있다.

◇NFT의 효용과 잠재력
그렇다면 NFT의 효용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발행된 NFT의 종류는 각종 디지털 수집품에서부터 게임 아이템, ID 카드, 디지털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크립토 키티나 액시 인피니티 같은 게임 NFT가 대표적이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을 하기 위해 NFT 캐릭터를 취득해야 하고 게임을 통해 새로운 NFT를 획득할 수 있다.

많은 게임 회사들이 NFT를 활용한 돈 버는 게임인 P2E(Play-to-Earn) 게임을 출시했거나 개발 중이다. 전통적인 온라인 게임과 달리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는 NFT를 통해 특정 아이템의 생성, 유통 과정이 모두 기록되고 공개된다. 플레이어가 본인의 지갑에 NFT를 소유할 수 있고 개인 간 직접 거래도 가능하다.

게임 산업에서 기대하는 NFT의 효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생성·기록된 NFT는 특정 게임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이를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라고 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A라는 게임에서 획득한 NFT를 동일한 규칙으로 설계된 B라는 앱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특정 게임 내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기존 게임 아이템과 달리 다양한 게임 또는 서비스 앱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해당 NFT의 가치는 활용도만큼 높아질 것이다. 상호운용성은 전통적인 게임 산업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불러올 수 있다.

NFT 프로젝트 중 가장 대표적인 시리즈는 크립토펑크와 BAYC(Bored Ape Yacht Club)다. 이들은 모두 PFP(Profile Picture) NFT로 프로필 사진 대신 쓸 수 있다.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기까지 고가에 판매된 프사 NFT를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최근 마크 저커버그는 SWSX(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에 참석해 메타(옛 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에 NFT 표시 기능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프로필에 NFT를 표시하는 기능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내에서 NFT를 발행(mint)할 수 있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 세계에서 진품, 명품을 소장하고 자랑하고 싶어하듯 디지털 세상에서도 진짜 NFT를 소유함으로써 현실 세계에서와 유사한 과시욕,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

아티스트들도 NFT에 주목하고 있다. 예술가가 개인에게 판매하기 어려웠던 작품을 NFT를 통해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되면 좀 더 다양한 예술 작품이 유통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많은 예술가들이 NFT에 주목하는 가운데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삼성전자는 다가온 미래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신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는데 스마트 허브에 NFT 마켓플레이스를 탑재한 것이다. 디바이스 성능이 발전함에 따라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작품을 집에서도 볼 수 있고, NFT의 형태로 판매 또는 구매할 수 있다. 고성능 TV는 뉴스나 유튜브를 보는 수단을 넘어 다채로운 예술품을 전시하고 유통할 수 있는 장치로서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게 될 것이다. 벽에 걸린 클래식 명화 대신 오리지널 예술품이 일상으로 들어오게 되는 날은 그리 머지않은 것 같다.

2021년 NFT만큼 떠들썩했던 단어는 메타버스다. NFT는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NFT과 메타버스와 만난 대표적인 사례는 가상 부동산 프로젝트다. 디센트럴랜드, 더샌드박스, 어스2 등 다수의 프로젝트가 가상 공간을 NFT로 판매해 주목받았다. 일부 NFT는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한다. 아직 용도가 불분명한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의 거래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거품이라는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완전히 무용하다고 폄하할 것도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세상에서도 특정 부동산을 소유함으로써 이를 개발해 입장료를 받거나 임대하는 등 활용 가능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가상 부동산 NFT를 매수했다. JP모건은 디센트럴랜드에 ‘오닉스(Onyx)’ 라운지를 열었고 명품 브랜드 구찌도 디센트럴랜드 NFT를 구매했다. 가상 공간에서 제품 전시관을 열거나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상 부동산에 참여하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상 공간 NFT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NFT에 지금 투자해도 될까?
필자는 NFT 가격이 수배, 수십 배로 급등했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이제라도 NFT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2021년 NFT 열풍은 2018년 암호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단순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비트코인의 메커니즘이나 블록체인의 효용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테크 전문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는 매년 이머징 테크놀로지에 관한 하이프 사이클을 공개한다. NFT는 2021년 가트너가 발표한 하이프 사이클에서 기대의 최고점을 차지했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해준 NFT는 주목할 만한 기술임이 분명하지만 NFT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NFT는 온체인(on-chain) 데이터로 디지털 자산 자체를 담고 있다. 크립토 펑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NFT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NFT는 특정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한 소유권 증명으로서 계약서나 등기부등본의 역할을 한다. 토큰에 담긴(대부분 링크로 연동된) 해당 자산이 복제품인지 오리지널 원본인지, 작품의 최초 생성자가 발행한 토큰인지 다른 작가의 작품을 토큰에 담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남의 작품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파일을 NFT로 발행했다가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원본을 담아 거래할 수 있어 디지털 세상에서도 원본의 희소성을 보존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진 NFT가 오리지널 진품이 아닐 수 있다니 초보자들에게는 황당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 예술품 NFT를 구매하려면 해당 NFT를 발행한 발행자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지, 해당 NFT를 구매한 소유자의 권리는 어디까지 보장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오픈 소스로 공개된 프로젝트가 많고 유사한 경쟁 프로젝트가 지속해서 등장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NFT 개별 토큰은 복제가 불가능하지만 유사한 프로젝트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발행된 NFT의 가치가 희석되거나 소멸될 수 있다. 이를테면 가상 부동산을 생각해보자. 실물 부동산은 복제가 불가능하지만 가상 부동산은 유사한 프로젝트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닷컴 버블과 비유하자면 유사한 웹사이트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당시 유료로 구매한 대부분의 도메인을 아무도 사주지 않아 가치가 소멸했듯 부동산 NFT의 가치도 사라질 수 있다.

기존의 플랫폼 비즈니스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유사점이라면 사용자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기능이 뛰어나거나 독특하다고 해도 사용자가 유입되지 않으면 가치는 상승하기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위해 NFT를 구매한다면 이는 입장권 구매처럼 소비로서 만족할 수 있는 행위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라면 해당 커뮤니티가 얼마나 활성화될 것인지에 따라 미래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을 뿐 아니라 가치가 ‘0’에 수렴하는 디지털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big story]NFT는 기회냐 버블이냐…현실 투자는

[1. 미국인 투자자가 구매한 어스2 국회의사당 부지. 2. 더샌드박스의 가상 부동산 지도.]

비트코인을 비롯해 전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에 달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부상하고 있음은 명백하지만 한편으로는 거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 즉 돈을 많이 풀었던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상승한 자산이 바로 디지털 자산이다.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디지털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개인과 기업이 NFT 발행에 뛰어들 전망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에 개인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든 기업의 마케팅 용도로든 NFT를 발행해보려는 실험적 시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탄생에 힘입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탐색해볼 수 있는 시기다.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으려면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련된 NFT라면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기술의 가치는 결국 누가 어떤 의도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을 긍정적인 시도, 끊임없는 도전을 응원한다.

글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위원(부동산/디지털 자산 담당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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