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넘는 금리인상 목소리
불러드 "인플레 잡자" … 일각선 "금리 5% 돼야"
75bp 올린 28년전과 달리 물가 40년 만에 최고
"인플레 불끄려다 침체 우려" 신중론도 만만찮아
미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28년 만에 미국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씩 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준을 고안한 석학은 0.25%인 기준금리를 당장 5%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나 금융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28년 만에 75bp 인상 나오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미 외교위원회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3.5%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12명의 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연내 3.5%에 도달하려면 올해 남아 있는 FOMC(6회) 때마다 50bp씩 기준금리를 올리면 되지만 필요하다면 한 번에 75bp 인상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를 올린 것은 1994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불러드 총재는 "한 번에 목표를 이룰 수는 없지만 연말까지 3.5%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중립금리까지 가는 게 FOMC의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부양하지도, 불황을 유발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Fed는 현재 중립금리를 2.4% 정도로 잡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7일에도 "기준금리를 올해 3.25~3.50%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그렇게 산정한 근거로 '테일러 준칙'을 들었다. 테일러 준칙은 물가상승률과 중립 실질금리 추정치 등을 활용해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하는 원칙이다. 중앙은행의 과도한 재량권을 제한하기 위해 나왔다.
○"금리 인상 후 경기 침체 우려 커"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적정 기준금리를 더 높게 잡았다. 테일러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준칙에 따르면 Fed는 지금 당장 기준금리를 5%로 설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상 Fed가 뒤처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눈에 띄게 뒤처진 경우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테일러 교수는 또 "Fed가 올해까지 기준금리를 극적으로 올릴 것 같지 않다"며 "연내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지 않으면 그 이후에 더 많은 인상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Fed는 지난달 3년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연말에 기준금리가 1.9%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테일러 교수나 불러드 총재가 보는 올해 말 적정 금리는 3.5% 이상이다. 1.9%의 기준금리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Fed가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경기 침체가 뒤따를 공산이 크다. WSJ는 이날 "Fed는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Fed의 연착륙 시도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Fed의 역사에서 물가상승률을 4%포인트 낮추면서 불황을 야기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WSJ는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재직하던 1994년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1년간 300bp 올리면서도 실업률을 떨어뜨렸다"며 "그러나 당시 물가상승률은 2~3%대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현 상황에선 참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불러드 "인플레 잡자" … 일각선 "금리 5% 돼야"
75bp 올린 28년전과 달리 물가 40년 만에 최고
"인플레 불끄려다 침체 우려" 신중론도 만만찮아
미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28년 만에 미국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씩 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준을 고안한 석학은 0.25%인 기준금리를 당장 5%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나 금융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28년 만에 75bp 인상 나오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미 외교위원회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3.5%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12명의 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연내 3.5%에 도달하려면 올해 남아 있는 FOMC(6회) 때마다 50bp씩 기준금리를 올리면 되지만 필요하다면 한 번에 75bp 인상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를 올린 것은 1994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불러드 총재는 "한 번에 목표를 이룰 수는 없지만 연말까지 3.5%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중립금리까지 가는 게 FOMC의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부양하지도, 불황을 유발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Fed는 현재 중립금리를 2.4% 정도로 잡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7일에도 "기준금리를 올해 3.25~3.50%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그렇게 산정한 근거로 '테일러 준칙'을 들었다. 테일러 준칙은 물가상승률과 중립 실질금리 추정치 등을 활용해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하는 원칙이다. 중앙은행의 과도한 재량권을 제한하기 위해 나왔다.
○"금리 인상 후 경기 침체 우려 커"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적정 기준금리를 더 높게 잡았다. 테일러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준칙에 따르면 Fed는 지금 당장 기준금리를 5%로 설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상 Fed가 뒤처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눈에 띄게 뒤처진 경우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테일러 교수는 또 "Fed가 올해까지 기준금리를 극적으로 올릴 것 같지 않다"며 "연내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지 않으면 그 이후에 더 많은 인상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Fed는 지난달 3년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연말에 기준금리가 1.9%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테일러 교수나 불러드 총재가 보는 올해 말 적정 금리는 3.5% 이상이다. 1.9%의 기준금리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Fed가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빠르게 올려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경기 침체가 뒤따를 공산이 크다. WSJ는 이날 "Fed는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Fed의 연착륙 시도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고 진단했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Fed의 역사에서 물가상승률을 4%포인트 낮추면서 불황을 야기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WSJ는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이 재직하던 1994년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1년간 300bp 올리면서도 실업률을 떨어뜨렸다"며 "그러나 당시 물가상승률은 2~3%대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현 상황에선 참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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