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또 급락했습니다. 물가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경기 둔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3.20% 떨어진 3,991.24, 다우지수는 4.29% 밀린 11,623.25, 다우지수는 1.99% 하락한 32,245.70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지수가 4000 밑으로 떨어진 건 작년 3월 31일 이후 처음입니다.
미 노동부가 4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11일 발표할 예정인데, 시장에선 8.1~8.2%(작년 동기 대비)로 고공행진을 지속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8.5%)보다는 소폭 둔화했겠지만 에너지·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높았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10년물 재무부 채권 금리는 연 3.05%로, 전날보다 7bp(0.0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10년물 금리는 뉴욕증시 개장 전부터 연 3.20%까지 치솟으면서 기술·성장주 약세를 초래했으나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통화 정책 변화를 잘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연 2.61%로 마감했습니다. 전날보다 11bp 떨어졌습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Fed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약세에 일조했습니다.
데이비드 도나비디언 CIBC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O)는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낮출 것이란 Fed를 시장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Fed가 지금까지 침체 없이 긴축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도나비디언 CIO는 “물가가 확실히 떨어질 때까지 이와 같은 회의론이 지속될 것”이라며 “약세장이 향후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Fed 당국자들의 발언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2~3번 50bp씩 올린 뒤 경제와 물가 상황을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추가 두 차례 50bp 인상’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겁니다. 다만 그는 “한꺼번에 75bp를 올리는 건 기본 가정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는 “증시 안정은 우리 목표가 아니다”고 못 박았습니다. 물가와 고용이 가장 중요한 임무일 뿐 자산 가격 하락을 Fed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뉘앙스로 읽혔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Fed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날 11개 섹터 중에서 에너지 업종의 주가 하락률이 가장 가팔랐던 배경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1% 하락한 배럴당 103.09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5.7% 떨어진 배럴당 105.9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유럽, 아시아, 지중해 지역에 판매하는 모든 유종에 대한 6월 판매 가격을 인하한 게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강화에 따른 수요 둔화 전망도 두드러졌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인플레 둔화” vs. “침체 불가피” ② 전기차 주가 줄줄이 급락 왜 ③ 트위터 공매도 ④ 마이크로·코인베이스 20%↓ ⑤ ‘하락 때 수익’ 인버스 ETF 종합정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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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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