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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휴지조각' 예감했나...작년에 팔아 1300억 챙긴 회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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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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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암호화폐 루나가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지난 13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빗썸·고팍스가 줄줄이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업비트는 20일, 빗썸은 27일, 고팍스는 16일에 각각 루나의 거래를 정지한다. 지난달 5일에 119달러까지 치솟았던 루나 가격이 최근 0.3달러로 99.7%가량 떨어지자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루나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씨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다. 루나는 자매 코인인 테라 가치가 흔들리자 상호 가치를 갉아 먹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대폭락 사태가 빚어졌다.

루나 투자로 피해를 본 국내 투자자가 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루나 투자로 수십만원에서 수십억 원의 평가손실을 봤다는 인증글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일찌감치 루나를 매각한 회사가 눈길을 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100% 투자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작년에 루나 매각차익(무형자산처분이익)으로 1303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작년 2월19일 2000만개가량의 루나를 개당 7000원 안팎에 전량 매도했다. 2018년 4월 루나 2000만개를 개당 100원대에 사들인 후 3년 만이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1303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린 덕분에 지난해 당기순이익 760억원을 거뒀다. 2018년 출범 이후 실적 부침이 컸던 이 회사는 작년 루나 매각 차익으로 우량회사로 탈바꿈했다.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작년 말 이익잉여금이 712억원을 기록했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선제적 매각은 2019년 10월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두나무의 '셀프 상장' 논란을 제기한 것에서 비롯했다는 평가가 많다. 암호화폐는 거래소 상장할 경우 가치가 뜀박질한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모회사인 두나무는 업비트에 루나를 상장하면서, 스스로 이익을 얻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두나무의 100% 자회사인 만큼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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