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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루나 ‘셀프상장’ 1300억 수익 뒤 두나무 핵심 경영진 개입 있었나

기사출처
양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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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투자로 1300억 번 두나무앤파트너스
법인 설립 직후 자본금 2/3 루나에 ‘올인’

법인설립→루나 투자까지 고작 '3주'
루나 투자 2일 전 '두나무 핵심 경영진' 사임 등기루나(LUNA) 코인을 대형 거래소 업비트에 '셀프 상장' 후 일찌감치 매도해 13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논란이 된 두나무앤파트너스의 투자 집행에 두나무 핵심 경영진들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23일 블루밍비트가 입수한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두나무의 자회사로 설립된 당시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김형년 두나무 부사장이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사내 이사로 취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두 사람은 두나무앤파트너스의 루나 투자 집행을 불과 2일 앞두고 돌연 사임 사실을 등기했다.

두나무는 2018년 3월 29일 자본금 40억 원을 들여 지분 100%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설립과 동시에 사내이사로 들어온 모회사의 최고 경영진들이 1주 만인 같은해 4월 4일 사임했고, 이같은 사실을 4월 18일에 등기부등본에 올렸다.
(사진=두나무앤파트너스의 등기부등본)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부사장이 사임 사실을 등기한 뒤 이틀이 지난 4월 20일, 두나무앤파트너스는 25억4000만원을 루나(127원, 2000만개) 초기 투자 집행에 사용했다. 초기 자본금의 2/3가량에 해당하는 자금을 루나 코인에 사실상 '몰빵'한 것이다.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당시 '신생 코인'이었던 루나에 투자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회사 설립 후 불과 3주. "'루나 투자 건'은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독립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거리두기에 나섰던 두나무의 해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같은 정황상 송 의장, 김 부사장 등 두나무 경영진들은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이미 루나에 투자할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회사가 설립되자마자 리스크가 높은 신생 코인에 투자한데다, 투자 집행 직전까지 사내이사로 머물기까지 한 모회사의 핵심 경영진들이 해당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력이 높은 베테랑 실무진들이 VC(벤처캐피탈)를 만들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펀드에 투자한다 해도 최소 수개월의 검토 기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라며 "두나무앤파트너스의 루나 투자패턴은 굉장히 이례적이며 일반적이지 않은 절차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초기 투자 이후 루나 발행사인 테라는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 갔다. 이로부터 1년 뒤 두나무는 업비트에 루나를 상장했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셀프 상장'이라며 두나무에 이해상충 논란을 제기했다. 두나무가 업비트 상장으로 루나 가격을 띄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19일 보유한 루나를 모두 매각해 1300억 원 상당의 '대박' 수익을 거뒀다. 이로부터 1년이 조금 넘은 시간이 흐르고 루나는 99.9% 이상 폭락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이에 업비트는 지난 13일 루나 코인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

한편 두나무 측은 "두나무앤파트너스 설립과 동시에 송 의장과 김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등기된 점은 당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둘러 등재에 나서다 보니 미처 외부에서 영입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모회사의 경영진이 자회사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이 옳지 않다고 여겨 닷새 만에 철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셀프상장 논란도 오해"라며 "전 세계 거래소에 루나가 상장되는 시점에서 업비트도 파트너십 거래소(비트렉스)와 함께 루나를 자동 상장하는 개념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후 셀프상장 논란이 이어져 이익 극대화를 피하기 위해 고점 대비 훨씬 낮은 가격에 팔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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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ep@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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