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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51조원이 '0'원 된 '테라-루나' 멸종 사태…코인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거죠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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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지요? 이 사건은 암호화폐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테라와 루나 코인을 합쳐 51조원이나 됐던 시가총액(코인 수×시가)이 며칠 만에 거의 ‘0원’이 되는 걸 화폐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죠. 화폐의 세 가지 기본 속성(교환·가치 척도·가치 저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이런 탓에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통일해서 불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1) 테라-루나는 무엇인가?
테라, 루나는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테라폼랩스가 2018년께 만든 암호화폐입니다. 한국인 권도형 대표가 만들었다고 해서 ‘김치코인’으로 불리기도 했어요. 테라(UST)와 루나(LUNA)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불립니다. 원래 스테이블 코인은 1코인의 가치가 1달러와 같도록 설계한 코인을 말합니다. 1코인을 발행할 때마다 1달러를 사서 담보로 보유(pegging)하는 것이죠. 코인 보유자가 환불을 요구하면 ‘1코인=1달러’로 계산해 줍니다. 암호화폐가 지닌 무가치성과 변동성을 줄여 안정적인(stable) 디지털 화폐가 되도록 한 거죠.

권 대표가 만든 테라는 이와 조금 다릅니다. ‘1테라=1달러’를 표방하긴 했지만, 실제로 달러나 채권을 사서 담보로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제3의 방법을 썼습니다. 이것을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하는데요. 달러 대신 다른 암호화폐를 사고팔면서 테라의 통화량을 조절하고 궁극적으로 ‘1테라=1달러’가 유지되도록 했죠. 이런 용도로 만들어진 코인이 바로 루나입니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로 테라를 매입해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테라 가격이 1달러 위로 올라가면 루나를 매입해 테라 가격을 낮춥니다.

테라폼랩스는 또 하나의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테라를 사도록 하기 위해 테라 생태계에서 은행 역할을 할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걸 만들었죠. 테라를 구매해 앵커 프로토콜에 맡기면 이자를 주고, 반대로 이자를 내고 테라를 빌려서 다른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죠. 은행에 맡기면 받는 이자는 연 19%, 빌릴 때 내는 대출이자는 연 12.4%였습니다. 그러자 많은 투자자금이 테라로 몰렸습니다.

(2) 가격이 치솟다
테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루나의 가격도 치솟았습니다. 루나는 지난 4월 5일 118달러까지 올랐어요. 두 코인의 시가총액이 51조원으로 커졌고 전체 암호화폐 중 8위로 올라섰습니다. 5월 8일 문제가 생겼습니다. 테라 가격이 0.99달러로 내려갔는데 1달러로 회복되지 않았어요. 알고리즘 거래를 통해 1달러를 금방금방 회복했던 것에 이상이 생긴 겁니다.

투자자들은 동요했고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죠. 5월 10일 테라는 0.68달러까지 떨어졌어요. 12일 0.1달러까지 추락했고 100달러가 넘던 루나 역시 12일 하루에만 99% 하락해 0.1달러가 됐습니다. 51조원이 사라지는 데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선 테라-루나가 떨어지는 데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대량으로 팔고 나갔다는 소문만 나돕니다. 예치금이 늘고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데 담보물 격인 루나의 가격이 떨어져 루나의 시가총액이 테라의 예치금보다 적어지면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는 많았습니다. 허점은 노출되기 마련이죠.

(3) 결론은?
최근 1년간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코인 103개나 된다고 합니다. 피해를 본 투자자가 300만 명이라는군요. 암호화폐, 가상화폐,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인구만 558만 명에 달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중 2030 젊은 층이 절반을 넘습니다.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이미 3조달러를 넘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자동차를 사고도 남을 정도의 돈입니다. 정말 많은 돈이 가상자산 시장을 맴돌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시장보호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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