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 속에 유로화와 엔화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20년, 2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제로 금리인 유럽연합(EU)과 마이너스 금리인 일본의 통화가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장중 0.9952달러까지 내려갔다. 유로화 지폐와 동전이 유통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엔·달러 환율은 장중 139.38엔을 찍었다.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연초 11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올 들어서만 20% 이상 올랐다.
Fed는 이달 말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유럽 및 일본의 금리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올렸다. 그럼에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 급등했다. Fed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 경우 현재 연 1.5~1.75%인 기준금리가 연 2.25~2.5%로 뛰어오른다.
반면 일본은 단기금리 연 -0.1%, 장기금리는 0%±0.25% 수준을 유지하며 ‘나 홀로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0%, 예금금리는 -0.5%다. ECB는 오는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9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제학자 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2명이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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