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야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조치에 따라 글로벌 금리는 2023년까지 오르고, 가열된 물가도 내년부터 식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뛰어올랐다. 40여년만의 최대폭을 기록했던 5월 CPI 상승률(8.6%)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무려 0.75% 포인트에 달하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엔 더 큰 폭인 1% 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우선순위로 두고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특정 범위로 국한된다는 게 분명해질 때까지 계속 억제에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기에 찬물을 끼얹어야 한다"고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또 "물가상승을 측정하는 데 쓰이는 많은 데이터들에는 시차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진 모든 징후가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실질소득이 줄어들 것이고 특히 가장 가난한 나라에 극심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의한 공급망 차질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는 코로나19 회복세 이후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인해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식품과 비료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가뭄, 흉작 등 이상기후 문제까지 겹치면서 저개발국과 최빈국을 중심으로 기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식품 가격은 지난 3월과 4월 최고점을 찍었다. 세계은행(WB)의 3∼4월 식품 원자재 물가 지수는 지난 2개월간 15%, 2년 전보다 80% 이상 급등했다.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원자재나 에너지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게 식량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개전 이후 에너지 대란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로 인해 더 심각한 식량난 문제가 묻힐 수 있다는 게 가장 위험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최근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기 시작했지만, 밀가루 닭고기 마가린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