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팔면 손실 확정…매도 주의할 때"
"약세장 뒤엔 강세장, 역사에 남을 투자 기회 온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 산하 투자연구소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이 향후 역사에 남을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자산 가격에 반영돼 있는 만큼 방어적인 전략이 함께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최근 '친절해지기 위해서 잔인해져야'(Cruel to be kind)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경기 침체기에 자산을 매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매도하면 손실을 확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과격하리만큼 잔혹한 Fed의 금리 인상에는 인플레이션 심리를 초장에 잡겠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다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파월에게서 '폴 볼커'의 향기가…
파월 의장은 과거 1965년, 1984년, 1994년 사례를 들며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과거 폴 볼커 전 의장의 방식을 따라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4월 한 콘퍼런스에서 1980년대 초 공격적 통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은 폴 볼커 전 의장을 극찬하기도 했다.
볼커 전 의장은 과거 인플레이션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며 고금리 정책을 펼친 인물이다. 취임 2개월 만인 1979년 10월 기준금리를 11.5%에서 15.5%까지 단번에 4%포인트를 올린 초강수를 시작으로 그의 임기 동안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긴축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투자 수요를 억제하며 불황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구조 조정을 촉진하는 등 생산성 향상과 이익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볼커 전 의장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그가 Fed를 떠난 1987년 물가 상승률은 4.3%까지 떨어졌다.
잔혹하지만 강력한 대응 필요할 때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두고 인플레이션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긴축, 잔혹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럴 크롱크(Darrell Cronk) 투자연구소장은 "지난 5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고,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더해 산정하는 미저리지수(고통지수)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기술 분야와 같은 주요 업종의 고용에도 초기 감소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미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은 결국 경기 침체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럴 크롱크 소장은 "(과거 미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던) 세 차례 모두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낮았고, 긴축을 개시했던 당시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보다 더 높았다"면서 "최근 미국 경제가 경착륙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은 9~12개월의 지연효과가 있는 금리 인상이라는 무딘 방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간차가 나는 효과는 Fed가 과도한 긴축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면서 "역사적으로 살펴봤을 때 Fed는 무언가를 파괴할 때까지 긴축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먹구름 뒤에는 햇빛이"…투자자들, 매도 주의해야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 속 보유 자산을 매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럴 크롱크 소장은 "볼커 전 의장의 1979년 강경책이 시작되면서, 1980년대 호황의 경제 회복과 강세장이 이어졌다"며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음에도 구름의 반대편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그동안 약세장과 불경기는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자산 가격의 하락은 유리한 진입점을 만들기도 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투자자들이 향후 역사에 남을 매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투자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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