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최대 100억달러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올 3분기 매출액을 발표한 직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테슬라 이사회에서 광범위한 수준의 자사주 매입을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사회는 전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적절한 절차를 거쳐 자사주 매입을 원하고 있다"며 "내년이 매우 어려울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내년 하향 시나리오에서도 자사주 매입은 50억~100억달러 규모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테슬라 전기차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량 생산 및 인도량은 증가했지만 판매 서비스가 보조를 맞추지 못한 점이 테슬라 고객에게 실망으로 다가왔다"며 "올 4분기 수요가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공장은 최고 속도로 가동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납품을 맞추고 강력한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가 애플과 사우디아람코를 합친 것보다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생산 계획이 지연됐던 전기 트럭 '세미'를 오는 12월 해당 기업(펩시코)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큰 전기 픽업 '사이버트럭' 생산 개시 시점과 관련해선 별도 언급이 없었다. 당초 사이버트럭은 2020년과 2021년 출시 계획이 나왔다가 연기를 거듭했다. 올해는 아예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이유로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는 경기침체에 대해서도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서, 유럽은 에너지에 의해 주도되는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며 "미 중앙은행(Fed·연방준비제도)가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인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인수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자산"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가 허위계정 문제를 이유로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트위터 측은 계약위반 소송을 제기했고, 머스크는 이달 초부터 트위터와 다시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테슬라는 올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14억5000만달러(약 30조7593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월가의 예상치를 종합해 예상했던 219억6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이 기간 순이익은 3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억2000만달러) 대비 2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달러화 강세 악영향, 높은 원자재 및 물류 비용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37%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하락률(32%)을 넘어선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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