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고려대 교수 "블록체인은 화폐 아닌 '거버넌스' 혁명"
"블록체인 본질은 탈중앙화·투명성·보상"
"유튜브는 웹3 기업 아냐…거버넌스 운영에 사용자 직접 참여해야"
"인터넷 거버넌스 혁명에 동의한다면 블록체인 투자해도 돼"
"인터넷 거버넌스를 바꾸는 데 동의하는 분은 블록체인에 투자해도 됩니다"
크립토 전문가로 불리는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트렌드쇼 2023'에서 '어떤 가치를 보고 블록체인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교수는 먼저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나, 투자 관점에서나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투자하는 것은 철학이 바뀌는 것과 같다"며 "블록체인을 어떻게 보고 투자할지는 '오픈 소스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 '클로즈드 소스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 가치를 따져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화폐가 아니라 인터넷 거버넌스 구조를 바꾸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으로 △탈중앙화 △투명성 △보상 등을 꼽았다. 블록체인의 본질은 이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갖춘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이 적용된다면 모든 이용자가 서비스 운영에 참여하고 의견 충돌 시 합의(인터넷 투표) 메커니즘을 통해 중재해야 하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 상태에서 서비스 참여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블록체인은 협동조합과 비슷하다"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든 블록체인을 적용한다는 것은 기존의 중앙운영기관을 협동조합화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영선 전 장관이 플랫폼 경제 독점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프로토콜 경제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협동조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블록체인으로 꼽힌다는 '테라 생태계'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면 테라·루나 사태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테라 생태계 내 거버넌스 운영에는 최고경영자(CEO)와 개발자 말고는 이용자가 참여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의 본질 중 하나인 탈중앙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라는 설명이다.
'유튜브' 역시 웹3 기업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용자인 유튜버에게 이익을 보상해준다는 점에서 유튜브를 웹3 기업으로 보는 곳도 있지만, 회사의 방향 및 정책 결정에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웹3 기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이익을 나눠줄 뿐 아니라 거버넌스 운영에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체계를 만들어가야 웹3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웹3는 인터넷 거버넌스의 혁명이고, 거버넌스 체계를 만드는 기술이 블록체인"이라며 "현재 인터넷 거버넌스를 바꾸는 데 동의한다면 블록체인에 투자해도 되고, 현재 거버넌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면 블록체인에 회의감을 가져도 된다. 저는 전자다"라고 말했다.
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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