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블록체인 접점에 주목…"해외 유저 성장세"
소울바운드토큰 NFT로 '진짜 덕후' 모여… 리텐션율 65%
"웹3, 글로벌 팬덤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
"대형 콘텐츠사부터 중소 규모 제작사들까지, NFT 사업에 뛰어드는 지식재산권(IP) 업체들에게 초기 커뮤니티 구축 솔루션을 제공하겠습니다"
워치투언(Watch to Earn·W2E) 프로젝트 '스크리나(Screena)'의 김광정 대표는 28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크리나는 이용자들이 비대면으로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함께 보고 채팅할 수 있는 '와치파티(Watch Party)'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스크리나 와치파티를 통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함께 시청한 후, 시청 기록을 증명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얻을 수 있다.
스크리나는 지난 8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NFT 프로젝트의 출범과 함께 커뮤니티 매니지먼트 및 육성 담당 업체로 선정돼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돼 향후 2년간 최대 5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받게 됐다.
김 대표는 코로나가 발발해 영화관들이 문을 닫았던 지난 2020년 스크리나를 창업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팬데믹이 만연했을 당시 영업이 불가능했던 영화관들과 콘텐츠 제작사들의 고민이 많았다"며 "비대면으로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 콘텐츠와 블록체인의 접점에 주목해 와치파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크리나 와치파티'는 크롬 또는 MS엣지에서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방장이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선정해 와치파티를 생성하면, 이용자들은 원하는 파티를 선택해 함께 보기에 참여할 수 있다. 영상 싱크는 참여자들이 동시에 같은 부분을 시청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맞춰지며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영상의 70~80% 이상을 시청하면 스크리나가 자체 제작한 NFT가 지급된다.
현재 와치파티를 통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등 총 13곳이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의 드라마, 예능 등 K-콘텐츠의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스크리나의 해외 이용자 비율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스크리나는 한국어·영어·태국어 등 3개 국어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스크리나 이용자들 가운데 해외 유저 비율은 70%에 달한다. 올해 초부터는 특히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태국 콘텐츠 소비자들이 한류와 친하고 NFT도 한국에 비해 굉장히 빨리 받아들인다. 향후 인도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NFT가 블록체인 기술에 콘텐츠를 접목한 '디지털 자산'인 만큼, 콘텐츠 업계에서는 NFT를 새로운 수익처이자 효과적인 팬덤 확보안으로 활용하려는 기대가 크다.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와 엔터테인먼트사,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 등에서도 자체 IP를 활용해 NFT를 발행하는 추세다.
스크리나는 콘텐츠 업체가 NFT 사업을 원활히 전개하려면 좋아하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할 단단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요즘 콘텐츠 제작사들은 NFT를 다 마음 속에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사업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며 "스크리나는 콘텐츠 업체가 NFT 사업을 시작할 때 잠재 고객인 커뮤니티 팬을 모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는 모든 것을 증명하는 시대"라며 "스크리나는 동영상 시청 기록을 소울바운드토큰(SoulBound Token·SBT) NFT로 제공함으로써 거래가 목적이 아닌 진심으로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소울바운드토큰은 이더리움(Ethereum)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논문을 통해 최초로 제시한 개념으로, 명칭 그대로 소유자의 영혼에 귀속된 토큰을 의미한다. 토큰 내 소유자의 신원정보가 담겨 타인이 사용할 수 없으며 거래 및 전송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 초기에 투자자들이 중심이 돼 NFT의 가격을 올리는 목적으로 운영되면 커뮤니티가 황폐화된다"며 "처음엔 거래가 불가능한 NFT를 통해 콘텐츠의 '찐팬'(진짜 팬)들을 모으고, 유저 수를 확보해 커뮤니티를 성장시키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현재 스크리나의 이용자는 약 9000명. 고객 유지 비율을 의미하는 리텐셜율은 65%에 이른다.
김 대표는 "현재 유저 수가 엄청 많지는 않지만 리텐셜율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는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거래 가능한 NFT가 출시되면 현재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첫번째 고객이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와치파티를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본 이들은 박은빈, 강태호 등 주연 배우를 알게 될 것"이라며 "향후 제작사가 이 드라마와 관련된 NFT를 출시하면 소울바운드토큰 홀더들을 마케팅 풀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와치파티에 참여한 이들을 대상으로 화이트리스트(NFT 구매 우선권)를 부여하는 등 구매 혜택을 지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크리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 연령층은 10~20대로, 함께 같은 영상을 보며 의견을 나누는 '덕질 토크'를 중시하는 Z세대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넷플릭스 전세계 1위를 달성한 '오징어게임', '지옥',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언급하며 웹3 기술이 콘텐츠 산업의 필수 요소가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커뮤니티 관리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웹3 기술은 효용이 높다"며 "수많은 국가들에 맞춰 로그인 및 결제 모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스크리나가 활용하고 있는 웹 RTC(웹 브라우저 상에서 서버 없이 P2P로 통신할 수 있게 설계된 기술 표준) 등 웹3 기술을 도입하면 장벽 없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라며 "메타버스에서 해외 팬들의 온라인 팬미팅을 개최할 시 웹3 기술을 활용하면 입장 자격의 부여, 로그인, 인증 등의 과정을 간편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크리나는 현재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공식적으로 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다른 제작사들도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스크리나 와치파티는 스포츠, 교육 방송 등 여러 장르에 활용할 수 있지만 우선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IP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쪽에서 NFT를 수익화하는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며 "NFT 산업이 전반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고 느낀다. 아직 가상자산 겨울을 겪고 있지만 현재는 블록체인 회사가 아닌 회사들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flgd7142@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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