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해 온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온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클락타워그룹은 1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4개월 연속으로 작년 동기 대비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왔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건 증시에 분명한 호재"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노동부가 이날 뉴욕증시 개장 직전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CPI는 작년 동기 대비 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예상치(7.9%)를 하회한 것은 물론 전달(8.2%) 대비해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물가와 관련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7.7%라는 숫자 자체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 투자은행은 "특히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확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PCE 물가 지표는 미 상무부가 발표하며, CPI에 비해 더 정확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PCE 지표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미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나오는 마지막 물가 지표다.
LPL파이낸셜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5년 이상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많이 참고한다는 것이다. LPL파이낸셜은 "11일 나오는 미시간대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숫자를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투자자문은 "시장이 제롬 파월 Fed의 의장은 정책 전환(피봇)을 기다리고 있지만 조만간 그런 소식이 나올 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날 증시 급등세가 지나치다고 경고했다.
'Fed의 비공식 입'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날 CPI 발표 직후 쓴 기사에서 "파월 의장은 이미 금리 인상 속도는 덜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는 어차피 50bp(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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