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월가의 유명 인사가 된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헤지펀드 사이언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가 FOMC 개최 전 투자자들에게 매도를 권유했지만 정반대로 움직인 증시로 인해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돼 화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Sell(매도)'라는 단어를 남겼다. 미국 증시가 1월 FOMC 회의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하락할 것으로 베팅한 것이다.
그동안 마이클 버리가 증시 추락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한 바 있지만 직접적으로 매도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마이클 버리가 연준의 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파고 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증시는 버리의 트위터 글이 무색할 정도로 강한 상승랠리를 펼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 이상 급등해 1만 1,800선에서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 역시 1%가량 올라 4,1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수위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분간 고강도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가 완전히 잡혔음을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증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적절한 수준의 긴축을 위해선 '몇 번(Couple More)'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피벗(Pivot·전환)' 가능성을 주시하며 일제히 상승했다. 파월 의장의 주요 발언은 다소 매파적이었지만,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과정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경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증시는 파월 의장의 오프닝 발언에서는 하락했지만 질의응답 시간을 기점으로 급격히 반등하기 시작했다.
한편 마이클 버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버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닷컴버블 여파가 지속된 2000년부터 2003년까지의 S&P500 지수 그래프를 올리며 미국 증시 상승랠리가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불과함을 시사했다. 데드 캣 바운스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죽은 고양이도 뛰어오른다는 뜻으로 시장에서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 일시 반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마이클 버리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의 모습이 담긴 S&P500 그래프에서 특히 2001년 9월에 주목했다. 이 기간은 S&P500 지수가 단기 저점을 찍은 이후 최대 25% 가까이 상승했던 시기다. 다만 2002년 3월 이후 결국 추가적인 급락장이 펼쳐졌고 S&P500 지수는 2003년 말까지 40% 이상 폭락했다. 이를 두고 마이클 버리는 '아마도(Maybe)'라는 말을 트위터 게시글에 남기며 최근의 증시 상승랠리 뒤에 엄청난 폭락장이 다가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클 버리의 해당 트위터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버리는 평소 트위터 게시글을 올린 뒤 일정 시간 뒤에 삭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성진외신캐스터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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