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달러 강세 및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다.(다우 -0.38%, 나스닥 -1.59%, S&P500 -1.04%, 러셀2000 -0.78%) 6일 국내 증시는 달러 강세 전환에 따라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K증시 외국인 수급 변화 주목
MSCI 한국 지수 ETF는 2.61%, MSCI 신흥 지수 ETF는 1.78% 각각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47.20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환율은 17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7%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미 증시가 달러 강세와 금리 급등을 빌미로 장 후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지표는 달러 강세로의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외국인 순매수 강도도 축소될 수 있다"며 "코스피 2500선 이상은 PBR 0.95배를 넘는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는 강세 기조보다는 소강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1월 고용 서프라이즈 충격, Fed 인사들 발언 이후의 연내 금리 경로 전망 변화 여부, 블리자드 디즈니 SK이노베이션 카카오뱅크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중국 PPI와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등 인플레 지표 등에 영향 받을 전망"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420~252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연착륙 기대도 커졌지만, 추가적인 금리인상 우려는 더 커디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Bad Is Bad, Good Is Bad'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또 파월 입 쳐다보는 美 증시
지난 주말 미국 중시는 달러 강세 및 국채 금리 상승으로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다.(다우 -0.38%, 나스닥 -1.59%, S&P500 -1.04%, 러셀2000 -0.78%)
이번주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과 기업들의 실적 등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파월 의장은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토론에 나설 계획이다. 파월 의장이 최근 고용 지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주 발표된 1월 고용 지표에선 신규 고용이 51만7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3.4%로 196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고용이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일 경우 Fed가 경기 침체를 걱정하지 않고, 긴축을 계속할 여지가 커지게 된다. 파월이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강한 발언을 내놓는다면 시장의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고용 시장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Fed가 섣불리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 인하 신호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이번주에는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듀폰, 치폴레, 월트디즈니, 펩시코, 페이팔 등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에 70%가량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 中 1월 물가지수 주목
중국 증시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에 따라 하락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68%, 선전성분지수는 0.63% 내렸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춘제(설) 연휴 이후 1조2000억위안 규모의 시장 유동성을 흡수한 것도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주에는 7일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을, 10일 국가통계국이 1월 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9월 말 3조290억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장바구니 물가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1.8%로 작년 1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관측됐다. 공장 출고 또는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 WSJ, '핫'한 고용지표에 연내 2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제기
"장밋빛 경제지표에 투자자들의 'Fed 불안'이 되살아났다" 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되는 양호한 경제 지표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작년 말 시장을 뒤덮었던 경기침체 공포가 사그라든 대신 Fed가 예상보다 더 많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1월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 개 증가하고, 실업률은 거의 54년 만의 최저치(3.4%)를 기록했다는 미 노동부의 지난 3일 발표가 이러한 걱정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경기침체 우려를 크게 해소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좋은 소식이지만, 상당수 투자자는 지난해 월가를 지배한 '좋은 뉴스가 실은 나쁜 뉴스'라는 격언을 다시 떠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직 경기가 괜찮다는 겉보기에 좋은 뉴스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열어놓음으로써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 LGD·SK하이닉스, 兆 단위 적자기업 신용도 영향 '촉각'
주요 상장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속속 이뤄지면서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발표되는 지난해 기업들 실적을 신용등급 평가에 발 빠르게 반영하며 수익성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들 가운데 지난 1일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기업 40곳 중 절반에 가까운 19곳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주요 회사채 발행 기업 가운데 LG디스플레이(A+)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2조2306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효성화학(A)도 지난해 336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효성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합성섬유 기업 효성티앤씨(A2+)의 작년 영업이익도 1236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조4237억원)에 비해 91.3% 급감했다.
그밖에 SK하이닉스(AA·-43.5%), LG생활건강(A1·-44.9%), LG화학(AA+·-40.4%) 등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40%대 감소했다.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윤곽이 드러나면서 신평사들도 신속히 기업 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2조원대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 영향 검토에 들어갔다.
글로벌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고객사의 공급업체 과잉재고가 겹쳐 올해 신용지표가 크게 약화할 것이라며 아예 SK하이닉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현재 S&P가 SK하이닉스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BBB-다.
회사채 시장 투자자들 역시 기업 실적에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지주·케미칼·건설·하이마트 등 상당수 계열사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은 롯데그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A등급 이하 비우량 신용등급 기업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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