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 호조에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연착륙'을 넘어 경기 둔화가 없는 '노 랜딩(No landing)'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Fed 인사의 입에서 "기준금리 최상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배경이다.
6일(현지시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사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좋은 경제 상황은) 아마도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기준금리를 기존 전망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Fed는 점도표(각 FOMC 위원이 생각하는 적절한 금리 수준을 취합한 표)를 통해 기준금리가 올해 말 연 5.0~5.25%로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행 4.5~4.75%보다 0.5%포인트 높다. 보스틱 총재는 이 수준이 2024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앞으로 Fed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을 한 후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고점이 Fed의 기존 전망인 5.25%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상폭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보스틱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을 언급한 건 미 고용시장이 아직도 뜨겁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일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추정치(18만7000개)의 2.7배였다. 실업률은 3.4%로 약 53년 8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아폴로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둔화되지 않는 '노 랜딩' 시나리오 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스틱 총재는 "1분기나 2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더 강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많은 수요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의 강세를 고려하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50만 개의 일자리와 약 50년 만의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유하고 있을 때는 경기침체를 겪지 않는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경제는 강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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