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중국 수출 여전히 부진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가 49억71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126억5100만달러)에 이어 2월 초반에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누적 적자는 176억달러를 넘었다. 사상 최악인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4억달러)의 37%에 해당하는 적자가 약 40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수출은 638억9400만달러(통관 기준 잠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수입은 815억1500만달러로 2.0% 늘었다. 무역수지는 176억2200만달러 적자였다. 전년 동기(87억19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 기간 중국과의 무역적자도 41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적자다. 1~10일에 이어 2월 전체로도 적자가 확정되면 1년째 적자가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는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가 크다. 반도체 수출은 1월 44.5%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데 이어 이달 1~10일 40.7% 줄었다. 주춤하는 듯하던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것도 큰 폭의 무역적자가 난 요인이다. 3대 에너지원(원유·가스·석탄) 수입은 1월에 2.3% 줄었지만 2월 1~10일에는 59.4%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이 작년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최근 강추위 등으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액이 늘어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조업일수 더 많았는데도 부진…가전 -33%·컴퓨터 기기 -45%
반도체 수출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올 들어 1월에 이어 2월(1~10일)에도 40%대 감소가 이어졌다. 대(對)중국 수출도 급감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했다. 수출이 반등한 것으로 보이지만 착시에 가깝다. 조업일수가 8.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이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관세청이 열흘 단위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체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0.7% 줄었다. 조업일수가 더 많았는데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달(-44.5%)에 이어 2개월 연속 40%대 감소가 유력하다. 이달까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 7개월 연속 줄어드는 것이다.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수요 약세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기기(-45.6%)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석유제품(28.8%) 승용차(166.8%) 선박(3.9%) 철강제품(9.8%) 등은 늘었다.
2월 1~10일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증가했다. 원유(44.9%) 가스(86.6%) 석탄(60.3%)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합계 수입액은 66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4%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은 작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가격 하락 전에 계약한 물량이 많은 데다 최근 강추위 등으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7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300만달러)보다 적자가 확대됐지만 전월 같은 기간(62억35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대중 무역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10일 대중 수출액은 35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입은 36억8100만달러로 10.3% 줄었다. 무역수지는 1억5600만달러 적자였다. 대중 무역수지는 작년 10월부터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32억5100만달러로 48.0%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92% 수준이다. 수입은 31.9% 늘어난 25억72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6억79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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