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아니다…이더리움 업그레이드 계속
기대 크지만…증권 규제·실버게이트 불안 다수
가상자산의 대표 격인 이더리움(ETH)이 또 다른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달 중 이더리움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업그레이드 이름은 '상하이 업데이트'로 불린다. 이더리움은 재단은 주요 행사에 도시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해당 업그레이드에 대한 결정이 상하이에 이뤄진 게 영향을 줬다.
▶ 업그레이드는 왜?…능력 키우기 일조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가상자산이다. 중심 기술은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다. 이더리움은 이를 실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탈중앙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하지만 가상자산 1세대 격이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만들 당시에는 지금처럼 커진 가상자산 시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전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 방식을 사용해, 우리가 흔히 하는 채굴을 해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갈수록 채굴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비용이 늘고 있다. 특히 버거워진 활동량으로 가스비(수수료)가 비싸지는 것 등이 부각됐다. 가스비는 사용량이 늘어나면 올라가는 구조다. 여기에 환경오염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더리음 2.0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는 업그레이드다. 작업증명 방식에서 지분증명(PoS)로 알고리즘을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채굴을 하지 않는 대신, 이더리움을 풀(Pool)에 예치하면 블록 검증 권리와 관련 리워드를 받는 구조로 개선된다.
▶ 한번 아니다…업그레이드는 계속
이더리움이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명한 머지(Merge) 업그레이드가 대표적이다. 상하이도, 머지도 모두 '이더리움 2.0'을 위한 업그레이드다.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 1단계는 비콘체인 출시다. 비콘체인은 기존 채굴자 대신에 거래 검증인이 토큰을 걸고 투표한 뒤, 결과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고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2단계로 관련 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상하이 업그레이드는 1단계 비콘체인 출시와 관련이 있다. 지난 2020년 비콘체인이 시작되면서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예치)이 가능해 졌다. 스테이킹 이용자는 32ETH를 맡겨 리워드를 받거나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해당 스테이킹은 회수가 안되는 형태다. 이번에 상하이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이를 해결해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을 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 머지 만큼 중요해?…시장 활성화 기대
관련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은 1,600만개에 달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에 이더리움이 출금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유동성은 늘어난다.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 활성화와 연결된다. 적금만 있던 상품 구조에 예금이 추가되면 이용자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물론 불안함은 있다. 그간 참아온 이더리움 스테이킹 이용자들이 한번에 매도에 나설 위험이 제기된다. 이렇게 된다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다만,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블록당 인출을 16개로 제한하면서 매도가 크게 늘어나긴 어려워졌다. 또 업그레이드가 향후 계속된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당장 팔기 보다 장기 투자를 하려는 이용자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대 크지만…증권 규제·실버게이트 불안 다수
하지만 이런 이더리움의 기대감을 상쇄할 변수들이 즐비한 점은 문제다.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미국 실버게이트 은행 청산 등 계속되는 가상자산 업계 파문을 눈 여겨 봐야 한다. 실버게이트 은행은 가상자산 기업 간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중소형 금융사다. 이번 청산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의 후폭풍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출렁였다.
가상자산 규제의 잣대인 미국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이더리움과 다른 가상자산을 두고 여러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살펴야 한다. 이들은 일부 가상자산이 증권인지, 아닌 지에 대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의회 등이 증권거래위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분류돼 더 많은 규제를 받게 된다. 제도 편입은 긍정적이지만 제약이 늘어나는 것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부 이민재 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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