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인플레 사이 '절충'
올해 최종금리 5.10%로 제시
한·미 격차 1.5%P '역대 최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말 최종 금리 수준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잡으면서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은행발 위기'로 위축된 금융시장과 고물가 상황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0~4.75%에서 연 4.75~5.0%가 됐다. 연 3.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1.25~1.5%포인트 높다. 2000년 5~10월 이후 22년 만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다.
Fed는 성명서에서 "최근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이 경색돼 경제활동과 고용 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커진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 기준금리를 연 5.1%로 전망했다. 시장에선 연 5.25% 이상으로 예상했지만 은행발 위기를 고려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기대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부인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Fed가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 "모든 예금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예상에 원·달러 환율은 29원40전 내린 1278원30전으로 장을 마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조미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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