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이 삼성전자 5000만원 손실 중입니다. 결혼해도 될까요?"
"남친이 삼성전자에 잔뜩 물렸습니다. 도박하는 남자 괜찮을까요?"
'국민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청춘남녀의 결혼에도 나비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전세금을 날리거나, 주식 계좌를 들켜 파혼까지 당하는 사례가 보고됐기 때문입니다. 그런 청춘들이 이제는 고통에서 해방될 것이란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1.27% 오른 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지난 2거래일 동안 5000억원을 넘게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2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4% 급감한 1조502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증권업계는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물 경제를 6개월 선행하는 주식시장 특성상 주가가 내년을 바라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근거는 크게 3가지입니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삼성전자가 3중 바닥을 잡고 '삼각수렴'을 돌파해 추세를 전환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주봉 기준으로 중요한 지지선(60월선)을 잡아챘다는 점도 근거로 꼽힙니다. 2009년 이후 삼성전자는 60월선 부근에서 추세를 전환하며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두 번째 근거는 감산 기대감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 과잉에도 감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한 이후 '반도체 치킨게임'을 끝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4월 효과입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매년 4월마다 시세를 분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번 달 삼성전자 주주들은 축포를 터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가 언제 급등할지는 모르지만 저점은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제부터 삼성전자를 모아가도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일제히 상승을 가리키고 있지만 개미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삼성전자가 2021년 1월 9만6000원 고점을 찍고 급락할 때도 전문가들은 '매수'를 외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전문가들이 개미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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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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