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경우 실질적인 핵전쟁 가능성을 포함해 3차 세계 대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필리핀, 괌 등의 미군 기지를 우선 공격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WP는 이날 '미중 경쟁, 실존 위험은 핵전쟁' 제하의 칼럼에서 "신냉전 상황의 미중 갈등은 실존하지만, 매파 정치인들이나 미국의 대중 모두 핵전쟁 가능성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에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시나리오 역시 지나치게 순진하다"며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최근 진행한 미중 워게임 결론을 거론했다.
워게임 결과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지만, 대만군을 격파하지는 못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은 상당한 사상자를 냈고 대만은 끔찍한 인명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나리오상에서 갈등은 핵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우발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워게임에서도 비슷하게 미국과 동맹이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만을 지켜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경우에도 핵보다는 재래식 무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립을 제언했다.
칼럼은 그러나 이 같은 제언이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핵전쟁 위험성을 지나치게 낮게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중 핵 갈등의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만 전쟁 발생 시 미국이 중국의 군함과 항공기를 해상과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만으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의 군사 기지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지목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 한국, 필리핀, 괌, 하와이와 본토 서부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습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본토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중국 타격을 포함한 전전면전을 결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의 핵무장 강화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국방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400기인 중국의 핵탄두는 2035년에는 1천500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칼럼은 "만약 미국과 중국이 재래식 전쟁에 들어선다면 핵전쟁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며 "두 열강이 전투에 나서면 적어도 해상에서 전술핵 무기 사용을 피하기 어렵고, 한번 임계점을 넘어서면 핵전쟁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은 대만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중국을 억지해야 하지만,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19명의 공화당 의원과 같이 대만의 독립을 인정하는 등 불필요한 도발은 피해야 한다"며 "이는 3차 대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허구를 유지하는 것은 핵전쟁을 막기 위한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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