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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권서 SVB 사태 발생 가능"…커지는 금융위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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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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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발생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습니다.


글로벌 은행 위기가 현재 어느 단계를 지나고 있고,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여기서 안전한지를 두고 오늘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현장을 취재한 경제부 서형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 기자, 먼저 글로벌 은행 위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최근에는 불안이 잦아든 것 같은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도 SVB 파산에서 시작한 은행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당국의 빠른 대처로 은행 위기가 '큰불'로 확산되는 것은 막았다는 평가인데요.


특히 지난주 시작한 미국 은행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안도감을 더했습니다.


지난 14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 JP모건, 씨티그룹, 웰스파고 모두 주당 순이익 기준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건데요.


어제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분기 주당 순이익이 0.94달러로, 컨센서스인 0.82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도 최근 한 달 동안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앵커>


위기가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려운 것 아닙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전문가들도 여전히 위험 요소가 남아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한국은행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SVB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4분기 기준 미국 대도시 사무실의 공실률은 18.7%로 역대 최대로 치솟았는데요.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중소형 은행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대출 부실이 심화됐을 때 SVB처럼 중소형 은행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2~3분기 경기위축 국면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추가적인 부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아직은 은행 위기의 결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얘기로 들어가보죠.


금융당국에선 "SVB는 국내 은행과 사업구조가 다르다"고 강조하는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모두 "국내 시중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SVB가 파산한 결정적 원인으로는 '만기가 긴 국채에 지나치게 많이 투자'한 점이 꼽히는데요.


SVB가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에 투자한 것과 달리,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이 대출입니다.


즉 금리 상승기에 채권 평가손실이 불어났던 SVB와 달리 국내 은행의 안정성은 높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회사에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증권사와 저축은행, 일부 인터넷은행 등은 SVB처럼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이나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어서인데요.


토론 발제자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부실 금융회사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는데요.


여기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SVB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좀 더 위험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시장에서는 특히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증권사들의 위기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새마을금고의 경우 금융당국의 직접적 감독을 받지 않고 행정안전부가 관리감독을 하는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3.59%로 상호금융권 평균(1.52%)의 두 배에 달하는 상태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데요.


당국의 입장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위기가 어느 정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오늘 토론회에서는 어떤 방안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금융안정계정과 예금자 보호 한도를 두고 열띤 토론이 있었는데요.


먼저 금융안정계정이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일종의 기금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 레고랜드 사태 때 단기 자금시장이 마비되자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 대책을 내놨잖아요.


그런 자금지원제도를 상시화한다는 겁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지금 상태로는 '설익은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금융안정계정의 운용 주체와 자금 출처를 두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이용우 의원과 전성인 교수의 코멘트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SVB 사태 이후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오늘 토론회에서는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현재 은행·저축은행·종합금융사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회사별로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되는데요.


1인당 GDP 대비 보호한도 비율을 보면 미국이 3.7배로 우리나라의 3배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도 예금 보호 한도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데요.


다만, 오늘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한도를 높이더라도 업권별로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모든 업권의 보호 한도를 똑같이 높이면 고객들이 금융사의 건전성보다는 고금리만 좇게 되고, 이렇게 돈이 몰린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의 위험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이려고 법을 개정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자칫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모든 금융회사가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지역농협 등은 예금자보호법이 아니라 개별법에 따라 각 업권 중앙회가 예금자를 보호하는 구조인데, 예금자보호법만 개정하고 이들 개별법은 손대지 않을 경우 상호금융기관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앵커>


지금까지 서형교 기자였습니다.


서형교기자 seogy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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