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은행 위기로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기업들의 비은행기관 대출, 이른바 '그림자 금융' 대출 시장의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3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오크트리캐피탈의 하워드 막스 회장은 높아진 금리와 경기 둔화로 인해 기존의 사모신용공여(private credit) 시장이 시험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워드 막스 회장은 현지시간 1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워런 버핏은 밀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알몸으로 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며 "신용공여시장의 포트폴리오는 아직 시험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운용사들이 안전한 마진을 확보하면서 신용대출 결정을 내렸을지, 아니면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려 투자에 속도를 냈는지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워드막스 회장은 기존 사모신용공여 시장에서 나타날 위험과 별개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대형 은행들이 당국의 규제를 받은 뒤 나타나고 있는 자본 부족 현상을 언급하며 이를 대체할 신용공여 대출은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워드막스 회장은 "이는 좋은 여건으로 보인다"면서 "사모대출을 통한 수익이 주식을 소유한 것에 비해 더 높고 확실한 수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의 지난 6일 보도에서도 지난달 지속된 미국 지역은행 위기로 '그림자 금융'으로 불리는 비은행기관의 대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과 동일한 규제를 받지 않는 대신 더 큰 위험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수단에 해당한다.
현재 지역은행 위기를 틈타 사모 대출을 확장하는 투자기관은 거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그룹,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이다.
뉴욕타임스는 아폴로가 이러한 대출에 우리 돈 약 519조원, 블랙스톤은 385조 4천억원 규모의 신용 기반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프레킨(Preqin)은 기업 인수를 위한 대출을 포함한 사모 신용시장은 10년 전 약 4,400억 달러에서 약 1조 5천억억 달러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의 신용경색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사모신용 대출의 증가에 대해 미국 규제당국도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비은행 기관을 지정하는 방안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는 등 시장 유동성 경색으로 인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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