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도 소폭 상승 마감
미국 뉴욕 증시가 제조업 지표 부진과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강세로 마감했다. 16일 한국 증시도 이 영향으로 0.5% 내외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뉴욕 제조업지수 부진
15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47.98포인트(0.14%) 상승한 33348.6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2.2포인트(0.30%) 오른 4136.28에, 나스닥 지수는 80.47포인트(0.66%) 뛴 1만2365.21에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뉴욕주의 제조업 지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뉴욕주의 5월 제조업지수는 전달보다 42.6포인트 하락한 -31.8을 기록했다. 이날 낙폭은 2020년 4월 이후 최대로 시장이 예상한 -5를 밑돌았다. 지수가 마이너스라는 점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한다.
S&P500지수 내 자재, 금융, 기술, 산업 관련주가 오르고,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부동산 관련주가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잉걸스 앤 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만큼 약해지기를 원하지만 경기 침체를 유발할 정도로 약해지지는 않기를 우리는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0.5% 내외 상승 출발한 뒤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실물 경제지표 발표 등으로 강세가 예상된다"며 "다만 부채한도 협상과 미국 실물 경제지표 발표 등을 앞두고 장 후반 매물 소화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바닥찍었나, 마이크론 급등
이날 뉴욕증시에선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반도체 시장의 최악은 끝났다는 기대로 미국의 대표적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6% 이상 급등하는 등 반도체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68% 이상 급등한 3052.64로 마감하며,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전거래일보다 6.11% 급등한 64.64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반도체 업체의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칩이 반도체 업황을 반드시킬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AMD가 2.25%, 인텔이 2.94%, 엔비디아가 2.16%, 퀄컴이 2.57%, TSMC가 2.67% 각각 상승했다.
마이크론의 상승폭이 큰 것은 그동안 메모리 업체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웨스턴 디지털은 일본 합작 파트너인 키옥시아 홀딩스와의 합병 협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보도에 11.26% 뛰었다.
◆국제 유가 4거래일만에 반등
국제 유가는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재매입 기대에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07달러(1.53%) 상승한 배럴당 7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주까지 4주 연속 하락했으며, 이달에만 7.38%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낙관론과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재매입 계획이 유가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오는 16일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재회동할 예정이다.
양측 지도부는 지난 9일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초 회의는 실무 협의를 거쳐 12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실무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정이 연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 대해 낙관한다고 밝혔으나, 협상 타결이 늦어질수록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은 커지고, 경기 침체 위험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전략 비축유를 재매입할 계획인 점은 유가를 지지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2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가 의무화한 2600만 배럴의 비축유 판매가 6월까지 완료될 것"이라며 "그 시점부터 우리는 비축유 보충으로 전환해 매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인 비축유 1억8000만배럴을 방출했다. 이에 따라 남은 비축유 분량은 1983년 이후 가장 적은 3억7200만배럴까지 줄어들었다.
◆챗GPT 관련주 폭등
미국증시의 대표적인 챗GPT 관련주인 C3.ai가 매출 전망을 상향하면서 23% 이상 폭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C3.ai는 전거래일보다 23.43% 급등한 23.97 달러로 마감했다. 이 회사는 이날 회사의 잠정 매출 전망을 통해 "기업용 인공지능(AI)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은 회사 설립 이후 지금보다 더 좋은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C3.ai는 지난분기 총 매출이 7210만 달러에서 7240만 달러로 회사 자체 목표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2370만~2390만 달러의 조정 영업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이전 예상인 2400만~2800만 달러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사의 실적은 이달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날 예비실적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주가가 100% 폭등하는 등 올 들어 114% 폭등했다. 한편 이 회사는 시벨 시스템스 창립자인 토머스 시벨이 설립한 회사로, 대기업과 정부 기관에 AI 앱을 납품한다.
◆환율 상승에 4월 수출입 물가 석 달 연속 올라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수입 제품 모두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이 석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이 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4월 기준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17.92로 3월(117.79)보다 0.1% 상승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지난 2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7.5% 낮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3월과 비교해 화학제품(1.2%), 제1차금속제품(2.1%) 등이 수출 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농림수산품(-0.6%), 컴퓨터·전자·광학기기(-3.6%) 등은 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는 냉연강대(15.4%), 테레프탈산(7.7%) 등이 상승했지만 D램(-16.0%), 컴퓨터기억장치(-2.4%), 제트유(-5.0%) 등은 내렸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가격 약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 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20.01원으로 전월 대비 1.1% 올랐다. 실제로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0% 하락했다.
4월 수입물가지수는 139.81로 3월(138.87)보다 0.7%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로는 석 달째 상승했으나 1년 전보다는 5.8% 낮다.
용도별로 원재료는 광산품(2.3%)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9% 올랐다. 중간재는 제1차금속제품(1.0%) 등이 올랐으나, 석탄·석유제품(-5.2%)이 내리면서 전월보다 0.4% 떨어졌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7.4%), 기타귀금속정련품(3.1%) 등이 상승했다.
반면 천연가스(-6.6%), 프로판가스(-22.1%), 플래시메모리(-5.4%), 옥수수(-8.1%) 등 하락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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