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려면 최소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는 요인들이 대부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Fed의 과도한 목표치를 충족하기엔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경제학자는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Fed의 목표치는) 매우 험난한 길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걱정하는 포인트들"이라며 "고집스런 목표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물가상승 흐름을 주저앉히는 것을 훨씬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9% 올라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신 CPI 지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core services ex-housing·주택 외 핵심 서비)다. 이는 근원 CPI에서 주택 서비스를 제외한 물가 지표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작년 말 연설에서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꼽은 바 있다. 4월 CPI의 슈퍼코어 서비스 물가는 전달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상승률이다. 임대료 등 주택비용도 0.4% 상승해 1년 여 만에 가장 낮았다.
하지만 경제전망분석업체 인플레이션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리프 사장은 "Fed의 물가 목표치(2%)는 당분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Fed는 물가지표 중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을 기준으로 2%를 가장 이상적인 물가상승률로 보고 있다. 3월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4.6%였다. 샤리프 사장은 "올해 안으로 근원 PCE가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말라"며 "운이 좋으면 4%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Fed의 물가 목표치는 2025년이 되어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FT는 "경제학자들이 2024년까지 Fed의 피벗(금리 인하로 정책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답한 것도 그 전에 물가 하락세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Fed 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UBS에서 일하고 있는 앨런 데트마이스터는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1970~1980년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있었던 1947년 인플레이션과 비교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 조치 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는 Fed의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려면 최소 1년이 걸리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Fed가 추가로 기준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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