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코스피지수는 내내 올랐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더해져 증시를 밀어올렸다.
이번 주(5월 22~26일) 증시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는 사실상 협상 타결 기대감만으로 오른 만큼, 난항이 이어질 경우 지수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2.52% 증가한 2537.79에 장을 끝냈다. 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내내 올랐는데, 투자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1조4384억원, 7213억원어치 사들였고 개인 홀로 2조110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2.35% 올랐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841.72에 거래를 끝낸 코스닥은 기관의 매수세가 가장 강했다. 수급을 보면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717억원, 403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이 홀로 19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주 우리 증시는 미 증시의 훈풍 영향을 받아 대체로 강세흐름을 보였지만, 부채한도 협상 관련 재료가 이번 주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부채한도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9.28포인트(0.33%) 하락한 3만3426.63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7포인트(0.14%) 밀린 4191.9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94포인트(0.24%) 밀린 1만2657.90으로 거래를 끝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증시 흐름이 미 부채한도 협상 타결 여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주말 사이 기대감은 우려로 바뀌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협상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개했지만, 연방정부의 지출 감소 폭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협상 일시 중단을 선언했던 공화당 실무협상팀은 그날 밤 워싱턴DC에 있는 의회에서 다시 백악관 협상팀과 만났다.
공화당 협상팀의 가렛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매우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오늘 밤 대화는 협상은 아니었다"고 했다. 협상 관련해 진전이 없는 데다 다음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한 것이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정부 지출을 큰 폭으로 삭감해야 부채 한도 상향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당장 오는 10월부터 시작될 '2024 회계연도 예산'을 얼만큼으로 줄일지, 나아가 향후 몇 년간 정부 예산에 상한을 둘지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과 공화당간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이번 주말에도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 조기 타결,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은 분명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타결이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한도 협상이 지연돼 옐런 재무장관이 주장하는 'X date'(6월 초)에 가까워질 경우, 주가 변동성 요인이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여파는 제한적"이라며 "2018년 예산안 합의 불발로 미 연방정부가 35일 셧다운했을 때, 코스지수는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고 당 이슈가 해소된 이후 주가는 올랐다. 부채한도 이슈는 단기적인 이슈일 뿐, 추세를 바꾸는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30~2550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5월 FOMC 의사록에서 추가 금리 인상 관련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1분기 어닝시즌 이후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조금씩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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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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